여권 사진을 무료로 촬영해 주겠다는 외교통상부 방침에 사진업계가 반발해 어제 외교부 청사 앞에서 항의시위를 했다. 여권은 우리 정부가 외국 정부에 대해 소지자가 한국 국민임을 보증하고 합당한 편의와 보호를 요청하는 신분증명서다. 국내에서도 주민등록증과 동일한 수준의 본인증명 효력이 있다. 그러나 최근 얼굴 사진을 보기 좋게 보정하는 이른바 ‘뽀샵’이 일반화하면서 증명사진으로서의 신뢰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게 여권 담당 공무원들의 얘기다. 동일인인지 판단하기조차 힘든 경우도 있다고 한다.
대한민국 여권의 신뢰가 떨어진다면 사진을 보정하지 않은 여권 소지자도 피해를 볼 수 있다. 공무원이 접수창구에서 여권 얼굴사진을 직접 촬영하려는 핵심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같은 이유로 주민등록증 사진은 접수창구 공무원이 찍고 있다. 13개 국가가 접수창구에서 여권사진을 찍는다. 일본은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 입국자의 홍채 사진까지 촬영한다.
국민도 여권사진 때문에 겪는 불편이 한둘이 아니다. 규격이 까다로워 준비해 간 사진이 퇴짜를 맞기 일쑤고, 비용 부담 또한 만만찮다. 디지털카메라의 대중화로 동네 사진관을 찾는 손님이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연 400만 건에 이르는 여권사진 수요까지 사라지면 동네 사진관들의 충격이 작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도 구청 여권과에 가면 돈을 내고 즉석사진기를 이용할 수 있다. 사진관도 새로운 서비스로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 내야만 생존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정부의 정책적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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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정책이 성공하려면 관련 업계 또는 직역의 이익도 살펴야 하겠지만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소비자 후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