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연말 자전거를 타고 전북 고창 선운사를 찾은 작가. 맑은 공기와 시원한 풍광에 취해 담배를 꺼내 물었다. 잠시 후 멀리서 노승(老僧) 한 분이 손가락을 까닥까닥 하며 그를 불렀다. 기분이 상했지만 노승 쪽으로 다가갔다. “이놈아 담배 꺼!” 얼른 담배를 발로 비벼 끄는 작가에게 다시 호통이 떨어졌다. “이놈아 주워!”
황급히 꽁초를 주운 그와 노승 사이에 짧은 대화가 이어졌다. “담배를 끊어라.” “스님은 담배를 피워 본 적이 있으십니까. 끊는 게 쉬운 게 아닙니다.” “안 피우면 되는 거지.”
결국 집요한 유혹을 뿌리친 그는 연말연시엔 지인과의 모임이나 강연에서 ‘금연 성공기’를 빼놓지 않는다. 하지만 말미엔 이 말도 꼭 덧붙인다. 아직도 길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이 있으면 뒤를 졸졸 따라가며 연기를 맡고 싶다고.
▶[채널A 영상] 담배의 ‘마약같은 중독성’ 진짜 마약급 성분 들어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