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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넥스트 월드, 중국과 인도를 주시하라

입력 | 2012-01-14 03:00:00

◇ 넥스트 컨버전스/마이클 스펜스 지음·이현주 옮김/2만 원·464쪽·리더스북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마이클 스펜스는 선진국과 신흥국이 한 접점에서 만나 상호 작용하는 ‘넥스트 컨버전스’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더스북 제공

유럽의 재정위기는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미국의 경기 회복 전망도 요원하다. 반면 중국과 인도는 거대한 인구와 자원을 바탕으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이어가고 있고, 브라질 또한 과거 경제대국의 영광을 되찾으려 한다.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이자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저자는 세계경제 지형이 큰 폭으로 변하고 있는 현상을 진단하며 ‘미국, 일본 등 몇몇 선진국이 세계경제를 지배하던 시대에서 중국처럼 고속 성장한 개도국들이 글로벌 경제에 입김을 세게 불어넣는 시대’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책에선 이를 다음번 융합, 즉 ‘넥스트 컨버전스(Next Convergence)’의 시대라고 명명한다. 성장이 정체 국면을 맞은 선진국과 고도성장하는 신흥국이 한 접점으로 수렴되는 시대라는 뜻이다.

저자는 2006년부터 4년간 세계 유명 석학 20여 명과 함께 세계은행 등의 지원을 받아 설립된 성장개발위원회(CGD)에서 활동했다. 이 과정에서 개도국들의 지도자와 학자,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과 만나 글로벌 경제의 미래상에 대해 숙고했고 이 책은 그 결과물이다.

2008년 미국의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시작된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에 이어 그리스의 재정위기로 시작된 유로존의 경제 한파가 지속되면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과 위기감은 높아졌다. 각국은 이 위기를 극복할 ‘규제상의 실패’를 바로잡으려 하지만 저자는 ‘이는 현명한 생각이 아니다’라고 단언한다. 새로운 시스템을 운영하고, 그 시험기간을 거치는 긴 시간 동안 세계 체제 또한 주기적으로, 그리고 다소 변칙적으로 불안정해질 것이므로 완벽한 규제 시스템을 마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저자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 구축보다는 개별 국가들의 경제 회복 또는 지속적인 경제 성장 방법에 더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 이를테면 미국은 분배 문제 해결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실업급여를 ‘넉넉하게 오랜 기간’ 지급해야 한다는 것. 또한 장기적인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공공부문의 투자와 개혁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제안한다.

책에 따르면 ‘넥스트 컨버전스’ 시대 성공의 핵심 열쇠는 중국과 인도가 쥐고 있다. 각각 13억과 12억의 인구, 풍부한 자원, 그리고 기술력까지 확보하고 있는 이들 국가가 세계경제의 향방을 좌지우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두 나라는 빈부격차 등 자국의 문제뿐 아니라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와 같은 국제 문제 해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한국을 보는 시각은 어떨까. 저자는 반도체와 인터넷 등에서 한국이 세계 최정상에 오른 점을 언급하지만 한국의 미래 전망을 장밋빛으로 보지는 않는다. 중국과 인도의 급속한 성장이 한국의 수출 시장을 넓혀주는 반면 이들의 기술력이 한국을 추월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