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임 1주년 맞은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중앙청사에서 부패 근절 의지를 밝히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 제공
여성 대법관 출신으로 국민의 관심 속에 취임했던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56)이 3일로 취임 1년을 맞았다. 김 위원장은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그동안의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먼저 지난해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부패인식지수에서 한국의 순위가 전년의 39위에서 43위로 4계단 떨어진 것에 대해 “가슴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그는 1년 전 취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부패인식지수를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외국기업 최고경영자(CEO)들도 ‘왜 한국은 대기업 오너의 회계부정에 관대하냐. 전혀 납득할 수 없다’고 하더라”라며 기업인 비리에 관대한 한국의 현실을 비판했다.
그는 “판사 시절 대기업에서 청탁을 많이 해 왔다. 유난히 청탁이 많이 온 사건이 있어 ‘이후 이 사건에 대해 내 귀에 청탁이 들어오면 이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지 나도 모른다’고 했더니 조용해지더라”라고 일화를 소개했다. 이어 “모든 이력(인맥)을 동원해 청탁이 들어오니 공무원들이 얼마나 괴롭겠느냐. 이걸 막아주자는 것이다”라고 법 제정 취지를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논란이 된 판사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글과 관련해서는 “SNS가 매체와 통신이라는 양쪽 성격을 다 겸비한 것인데 (그) 판사들은 통신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며 “판사들이 이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된 듯하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로 자신의 이름이 거론된 것에 대해서는 “아무도 제의를 안 했었다”며 “올해도 그런 제안이 올 가능성이 0%이고 제안이 와도 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