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홍. 스포츠동아DB
‘야구 오래 하려면 체질 바꿔라’ 한마디
매일 1시간 스트레칭…체중 9kg 빠져
지난해 8월 5일 문학구장이었다. 발목재활치료를 받고 있던 SK 박경완(40)은 사복차림에 목발을 짚고 퇴근하다 경기를 준비 중인 KIA 원정 라커에 잠시 들렀다. 그리고 까마득한 후배 안치홍(22·사진)과 마주쳤다. 박경완은 갑자기 안치홍의 허벅지와 어깨, 팔 근육을 정성스럽게 주물렀다. 그리고 “치홍아, 몸이 딱딱한 편이지? 한 번 부상을 당하면 오래 갈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젊으니까 음식조절과 훈련으로 충분히 바꿀 수 있어. 야구 오래하려면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해”라며 따뜻한 조언을 남겼다.
그냥 스쳐 들을 수도 있는 타팀 선배의 한마디. 그러나 그 때부터 안치홍에게는 큰 변화가 시작됐다. 안치홍은 고교 시절부터 청소년대표 4번 타자를 맡았고 프로 첫해 두 자릿수 홈런, 그리고 지난해 3시즌 만에 골든글러브까지 품에 안았다. 천부적인 자질과 치열한 노력이 더해진 결과. 그러나 안치홍은 더 큰 미래를 꿈꾸고 있다.
그날 이후 안치홍은 남들보다 몇 시간씩 일찍 경기장에 나와 트레이너와 스트레칭을 하고 마사지를 받으며 몸 전체를 부드럽게 했다. 경기가 없는 날에도 스트레칭은 빼먹지 않았다. 유연한 몸을 위해 채소 위주의 식단도 잊지 않았다. 안치홍을 바로 곁에서 지켜본 동료 나지완은 “후배지만 정말 대단하다. 원정에서 돌아온 다음날에도 일찍 경기장에 나와 몸을 만들었다. 스스로에 대한 각오와 의지가 대단하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