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징후 파악-대처… ‘5-7-5’로 폭력의 그늘 걷어내자
○ 예방 5원칙
첫째, 학교는 최소 한 학기에 한 차례 이상 따돌림 방지 교육을 해야 한다. 집단따돌림이 자살이나 총기 난사 등 극단적 사고로 이어졌던 과거 사례를 설명해 장난으로 한 일이 피해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것을 각인시켜야 한다. 아울러 학교폭력은 법적 처벌을 받는 범죄라는 점도 강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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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마다 ‘왕따 파수꾼’을 지정해 또래집단의 감시 능력을 키워주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다. 학생 다수의 여론을 좌우할 수 있는 ‘분위기 메이커’가 이 역할의 적임자이다. 이사라 교과부 교육연구관은 “최근 자살한 대구 중학생도 부모형제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피해 사실을 친구에게는 털어놨다”며 “친구를 활용한 섬세한 상담이 문제 해결에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정에서는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게 핵심이다. 먼저 자녀와 부모의 대화가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학교와 부모 간 상시 소통도 매우 필요하다. 도현영 서울 인수중 생활지도 담당교사(50)는 “한국은 학교와 학부모 사이의 거리감이 큰 편”이라며 “부모와 교사가 거리낌 없이 통화하고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문제의 조기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 징후 파악 7원칙
교사, 부모보다 같은 반 친구들이 왕따 문제를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인지할 수 있다.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친구가 있다면 급격히 안색이 나빠지거나 ‘죽고 싶다’는 말을 꺼내지는 않는지 주의 깊게 봐야 한다. 교과서나 공책에 자살을 암시하는 문구를 써놓는지도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
교사는 △수업시간 중 다른 학생들로부터 야유나 험담을 받는 학생 △쉬는 시간이나 방과 후 심부름 및 청소 당번을 도맡아 하는 학생 △갑작스레 전학 상담을 하는 학생이 생기면 왕따 문제를 의심해 봐야 한다. 가정에서는 △갑작스레 성적이 하락하거나 △용돈을 달라는 횟수가 늘었을 때 △꾀병으로 인한 결석 및 지각이 늘 때 자녀를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
○ 대처 5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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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학교폭력 전국 실태조사에 따르면 ‘부모에게 알려 도움을 요청했다’는 피해자가 전체의 33.9%로 가장 높았다. 그만큼 가정이 가장 큰 버팀목이 돼줘야 한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학부모가 자녀의 고통에 충분한 공감을 보내주되 스스로 감정을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학교 다닐 때는 다 싸우면서 크는 거야’라며 문제를 축소하려 하거나 ‘너에게도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자녀에게 화살을 돌릴 경우 아이는 또 한 차례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자존감이 떨어진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고현국 기자 m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