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는 ‘보는 TV’에서 ‘즐기는 TV’로 무게중심이 이동했다. 이 같은 트렌드는 내년에도 지속돼 TV가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기기로 재발견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내년 시판할 스마트TV에는 쉽게 쓸 수 있는 업그레이드 버전의 자체 플랫폼 ‘넷캐스트’를 탑재할 예정이다. LG전자 제공
올해 9월 SK마케팅앤컴퍼니의 온라인 리서치사이트 ‘틸리언 패널’이 소비자 1만60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상당수는 기존 제품이 고장 나지 않았는데도 최신 트렌드를 따르기 위해 가전제품을 바꾸고 싶다고 답했다. 특히 TV에 관심이 컸다. 제품별로 최신 유행제품으로 바꾸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을 보면 TV가 49%로 가장 높았고 냉장고 40%, 세탁기 37% 등이었다.
가전업계는 올해 소비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즐기는 TV, 똑똑한 가전, 건강을 위한 가전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다. 이 같은 △엔터테인먼트 △스마트 △헬스케어라는 세 가지 키워드는 새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보는 TV에서 즐기는 TV로
틸리언 패널 조사에 따르면 ‘재정 상태, 집 크기 등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지금 꼭 사고 싶은 가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TV는 28.6%의 선택을 받아 1위에 올랐다. 특히 3DTV와 스마트TV는 일반 TV와 가격이 비슷해지면서 소비자의 관심을 끌었다. 삼성전자의 셔터글라스(SG) 방식과 LG전자의 편광필름패턴(FPR) 방식이 뜨거운 대결을 펼친 것도 저변을 넓힌 계기가 됐다.
새해에는 3D는 기본이고 ‘TV에서 뭘 즐길 수 있나’를 보여주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유튜브에 티저 영상을 올리며 새해에 깜짝 놀랄 만한 스마트TV를 내놓겠다고 예고했다. LG전자는 스마트TV의 독자 운영체제(OS) 플랫폼인 ‘넷캐스트’를 새해 시판될 평판 TV의 60%에 적용하기로 했다. 새로 업그레이드될 넷캐스트는 쉬워진 사용자환경(UI), 3D 콘텐츠가 모여 있는 ‘3D 월드’ 등이 특징이다. 또 리모컨에 음성인식 기능을 넣은 점도 눈에 띈다.
○ 新스마트 가전 시대
LG전자 트롬 스타일러
가전과 정보통신기술(ICT)이 만나 스마트가전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냉장고, 세탁기, 오븐이 스마트폰과 통신을 하며 새로운 기능을 만들어 낸 것이다. LG전자는 올해 냉장고 속 음식의 유통기한을 관리하고, 원하는 음식재료를 냉장고 액정표시장치(LCD) 화면에서 바로 주문할 수 있는 스마트냉장고를 내놓았다.
○ 건강, 건강, 건강
위니아 에어워셔
이 밖에 기후변화로 새롭게 떠오른 가전 트렌드 중 하나는 바로 제습기다. 올여름 긴 장마, 습한 날씨 때문에 제습기의 인기가 높아진 것이다.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장마가 한창이던 올해 7월 첫째 주 제습기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배 늘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