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감래 평창 - 세번째 도전 끝에 겨울올림픽 유치
한국프로축구연맹 정몽규 총재(오른쪽에서 두 번째)를 비롯한 연맹 지도부가 5월 30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승부조작 파문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동아일보DB
혹독한 시련을 맞은 축구계가 그랬다. K리그에선 승부조작 파문이 곪아터져 팬들의 분노를 샀다. 국가대표 출신 스타들이 줄줄이 검찰에 소환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검찰에 기소된 전현직 프로축구 선수는 59명에 이르렀다.
이 사태가 가라앉을 만하니 축구 대표팀 감독 교체를 둘러싼 내홍이 불거졌다. 조광래 감독이 전격 경질되는 과정에서 대한축구협회 내부의 갈등과 밀실행정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우여곡절 끝에 ‘독이 든 성배’로 불리는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최강희 전북 감독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 보인다.
함포고복 야구 - 600만 관중시대 활짝 해외파 줄줄이 복귀
프로야구가 출범 30년째를 맞아 600만 관중시대를 열었다.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 흥행 기록이다. 사진은 야구팬들로 가득찬 잠실야구장. 동아일보DB
감천선갈 영웅 - 장효조 최동원 박영석 너무 일찍 떠난 별들
장효조 삼성 2군 감독(왼쪽)과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가운데)이 지병으로 세상을 등졌다. 박영석 대장은 10월 안나푸르나 남벽에서 실종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동아일보DB
아직 한창 활동할 나이의 별들이 차례로 빛을 잃었다. 프로야구에서 ‘타격의 달인’ 장효조와 ‘무쇠팔’ 최동원이 1주일 사이로 세상을 떠났다. 4차례 타격왕과 8차례 3할 타자에 빛나던 장효조는 위암 투병을 하다 9월 7일 55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경남고와 연세대 시절부터 최고 에이스로 이름을 날리던 최동원은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홀로 4승을 거두는 위업을 남겼다. 향년 53세였다. 박영석 대장(48)은 10월 18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남벽에서 코리안루트를 개척하다 눈사태로 추정되는 불의의 사고로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박 대장은 히말라야 8000m급 14개 봉우리를 세계 최단기간에 완등했고 남극점, 북극점 등을 정복한 세계 최고의 모험가였다. 비록 먼 곳으로 떠났어도 감동을 전하던 이들의 모습은 팬들의 가슴 깊이 남아 있다.
화룡점정 골프 - 힘겨웠던 LPGA 100승 최나연 화려한 마침표
코리아 군단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통산 100승의 이정표를 세웠다. 마침표의 주인공은 최나연(SK텔레콤)이었다. 최나연은 10월 말레이시아 사임다비 대회에서 세계 1위 청야니(대만)를 꺾고 100번째 트로피를 안았다. 1988년 구옥희가 첫 승을 신고한 뒤 23년 만의 경사였다. 이 중 박세리가 25승을 채웠다. 지난해까지 98승을 거둔 한국(계) 선수들은 7월 유소연(한화)이 US여자오픈에서 99승을 이룬 뒤 지독한 아홉수에 시달리다 100승 고지를 밟았다. 박희영이 시즌 마지막 대회인 타이틀홀더스에서 우승해 101번째 승리를 올린 한국 여자골프는 용의 해인 2012년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