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승. 스포츠동아DB
‘삭발’을 했다.
결혼식(18일)을 올린 지 4일 만에 일이었다. 군 입대를 앞두고 맞은 크리스마스는 오로지 딸 효주(1), 아내 박태영(28) 씨를 위해 시간을 할애했다. 미안함과 아쉬움이 큰 아빠, 그리고 남편이다.
두산 이현승(28·사진)이 26일 국군체육부대(상무)로 입대한다. 그는 입소를 하루 앞둔 25일 “상무에 가서도 열심히 하겠다”며 “내년 고양원더스와 NC 덕분에 퓨처스리그가 주목받게 됐고 개인적으로는 경찰청에 간 (장)원준이(롯데)와 좌완대결이라고 해주셔서 재미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보다 2년간 몸을 잘 만들어서 다시 (두산에)돌아왔을 때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제 갓 7개월 된 딸도 눈에 밟힌다. 그는 “효주가 낯을 가리기 시작했는데 2년 뒤엔 아빠얼굴을 못 알아볼까 걱정된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내에게도 미안하다. 결혼식을 올린 뒤 바로 입대해야 했기 때문에 세 식구가 함께 살 집도 마련하지 못했다. 박 씨는 남편이 없는 동안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다시 직장을 구했다. 그는 “어린 딸과 고생하는 아내를 위해 주어진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이현승의 부활은 두산도 바라는 바다. 지금까지의 성적표는 다소 아쉬움이 남지만 그는 여전히 팀의 좌완가뭄을 해소시켜줄 ‘히든카드’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