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가족 만날 날, 이제 앞당겨졌으면…”
웃음과 감동을 안겨주며 가족의 소중함을 전달하는 ‘이제 만나러 갑니다’. 딸이 그리울 때마다 하모니카를 부는 최영손 할머니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채널A 제공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19일 알려지면서 세계의 시선이 북한으로 쏠리고 있다. 지도자로 옹립된 김정은이 어떤 스타일의 통치를 펼칠지, 도발 징후는 없는지 등 다양한 전망이 쏟아지는 가운데 누구보다 애타고 떨리는 심정으로 이 상황을 바라보는 이들이 있다. 6·25전쟁 때 북한에 가족을 두고 온 실향민들이다.
이산가족들의 사연을 소개하고 이들이 북에 있는 가족들에게 전하고 싶은 물건을 소망상자에 담아 보관하는 채널A 프로그램 ‘이제 만나러 갑니다’(일요일 오후 10시 반)가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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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게시판엔 “평소 통일에 관심이 별로 없었는데 방송을 보니 이산가족 사연이 안타깝다”(양세영 씨) “빨리 통일이 돼 한이 풀렸으면 좋겠다”(안희자 씨)와 같은 의견이 가득하다.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이 알려진 이후엔 “가족과 함께 있음이 가장 감사한 일인 걸 새삼 깨닫게 되네요. 김정일도 사망하고… 이산가족들에게 좋은 일이 생기길 기도합니다”(이관호 씨) 같은 응원의 글이 올라왔다.
18일 방영된 ‘개성 뜨개질 할머니’는 북에 있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잊지 못해 늘 뜨개질을 하는 이순엽 씨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직접 뜬 옷으로 첫째 아들 옷을 해 입힌 이야기, 아버지가 마음의 병으로 피란온 지 3년 만에 세상을 뜬 이야기 등이 화면을 수놓았고 게시판엔 “뜨개질 할머니 건강하세요”(정승민 씨)와 같은 응원글이 올라왔다.
이산가족들에게도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은 큰 충격이었다. 출연자들은 2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통일이 올 수 있을까’란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고 말했다. 냉랭한 남북관계가 향후 어떻게 될지도 절박한 관심사였다. 첫 편 출연자인 황래하 씨는 “바로 통일이 되는 것까진 바라지 않아도 가족과 서신이라도 주고받고 소식이라도 알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했다.
성탄절인 25일에는 개성이 고향인 최영손 할머니(102)와 자녀들의 절절한 사연을 소개한다. 최 할머니는 7남매를 뒀지만 전쟁 통에 여섯째 딸 김방형 씨(당시 4세)만 남겨두고 내려온 게 평생의 한이다. 특히 마지막까지 동생과 북에 남아 있다 1953년 7월 27일 남북휴전협정일에 먼저 임진강을 건넌 넷째 김관형 씨(71)는 다음 날 넘어오기로 했던 동생을 생각하면 가슴이 무너진다. 그는 “김정일 사망 후 북한은 구심점을 잃고 어찌할 바를 몰라 울고 있는 아이와 같다. 이런 기회에 남북 간 대화의 창을 확대해야 한다. 정치 논리야 어쨌건 대화가 끊기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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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