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정봉주 ‘BBK허위사실 유포’ 징역1년 확정… 鄭, 입감통보에도 불응■ 鄭, 10년간 피선거권 제한
‘나꼼수’의 눈물 이명박 대통령이 ‘BBK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형이 확정된 정봉주 전 의원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차량에 올라 애써 울음을 참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정 전 의원과 함께 ‘나는 꼼수다’에 출연 중인 주진우 시사인 기자는 이날 오후 6시 자신의 트위터에 “정 전 의원은 26일 오후 1시 서울중앙지검에 자진 출두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연락을 받은 바 없다. 일단 내일 오전 10시까지 기다려보겠다”고 말했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22일 2007년 대통령 선거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BBK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및 명예훼손)로 기소된 정 전 의원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항소심 판결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정 전 의원이 제기한 의혹을 진실로 믿기 힘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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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전 의원은 내년 4월 총선 출마를 선언하고 16일 서울 노원갑에 예비후보로 등록했지만 이날 상고심에서 실형이 확정되면서 형기를 마친 뒤에도 10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되게 됐다.
○ 나꼼수 성격 놓고 논란 가열
이날 판결을 놓고 ‘나꼼수’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녹음을 마지막으로 나꼼수를 하차하겠다고 밝혔다.
소설 `도가니'의 작가 공지영씨. 연합뉴스
평소 나꼼수의 폭로에 부정적이던 누리꾼과 시민들은 이번 판결로 나꼼수가 최소한의 신뢰를 갖추지 못한 방송이라는 점이 드러났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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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나꼼수가 일종의 정치적 팬덤(특정한 인물이나 분야를 추종하는 현상)을 일으킨 만큼 나꼼수 지지자들은 판결 결과에 반발하고 있다.
누리꾼 ‘국민’은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게시판에서 “아무리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가 됐다 해도 이럴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소설가 공지영 씨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사법부에도 이 땅의 모든 이성과 양심이 죽었음을 알리는 조종 소리가 울린다”며 “가카와 BBK 사이에 엄청난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면 구속하라”고 주장했다.
정 전 의원이 2007년 BBK진상조사단 단장으로 활동할 당시 여당 대선 후보였던 민주통합당 정동영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봉주가 유죄면 앞서 저도 유죄다.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이 대통령과 BBK 관계에 의혹을 제기한)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도 자유로울 수 없다”며 “내년 정권교체가 이뤄지면 정 전 의원은 사면 복권돼 명예를 회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BBK진상조사단에 참여했던 민주통합당 박영선 의원과 김현미 서혜석 정성호 전 의원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치판결이자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청사 앞에서 선고를 기다리던 팬카페 ‘정봉주와 미래권력들’ 회원 등 300여 명은 선고 뒤 대법원 청사를 향해 욕설을 퍼붓는 등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정 전 의원은 “여러분이 있기에 대한민국이 살아 있다는 것을 믿는다”며 이들에게 큰절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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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