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는 인간 삶의 생활기반과 윤리의식의 관계를 恒産(항산)과 恒心(항심)이란 말로 설명했다. 恒産은 떳떳이 살아갈 수 있는 生業(생업), 恒心은 사람으로서 지니고 있는 善心(선심)이다. 사회적 정치적 책임의식을 지닌 士(사)는 항산이 없더라도 항심을 지킬 수 있지만 일반 백성은 항산이 없으면 항심을 지킬 수가 없다. 그렇거늘 위정자가 백성들에게 떳떳한 생업을 마련해 주고 또 도덕적 자율성을 啓導(계도)하지 않고서 백성들이 생활고 때문에 죄를 지으면 엄한 형벌을 가하려고 급급한다면 그것은 백성들을 그물질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것이 맹자의 논리이다.
苟(구)는 가정(조건)의 절을 이끈다. 이 절의 주어는 지난 호의 문장에 나온 民이다. 放(벽,피)邪侈(방벽사치)의 放은 放蕩(방탕), (벽,피)은 偏僻(편벽·한쪽으로 쏠려 간사함), 邪는 邪惡(사악), 侈는 奢侈(사치)이다. 無不爲는 ‘어떤 부도덕한 일이라도 다 한다’는 뜻이다. 及∼然後는 ‘∼함에 이른 연후에’이다. 罔은 網(망)의 옛 글자로, 罔民은 백성을 法網(법망) 속에 몰아넣는 것을 말한다. 焉∼은 ‘어찌 ∼하랴’이다. 罔民而可爲也의 而는 목적어 다음에서 음조를 고르는 기능을 한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