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신형 캠리 생산 美켄터키 공장 가보니
윌버트 제임스 도요타 조지타운 공장 사장이 생산의 최종 단계인 검수라인에 들러 직접 신형 캠리를 점검하고 있다. 조지타운=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일본 도요타 공장 조립라인에서 들렸던 음악이 미국 켄터키 주 조지타운에 있는 도요타 공장에서도 흘러나왔다. 자동차 조립 과정에서 결함을 줄이기 위해 문제가 발생한 생산라인이 정지될 때 나는 경고성 음악 소리로 ‘도요타 생산방식(TPS)’의 특징 중 하나다.
6일(현지 시간) 찾아간 조지타운의 도요타 공장은 마치 일본 공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KAIZEN(카이젠)’이라고 쓰인 글자판이 여러 곳에 걸려 있었다. 카이젠은 일본어 ‘가이센(改善·개선)’을 영어로 옮긴 것이다.
○ 처음부터 끝까지 ‘품질’ 강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내년 1월 1일부터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수입 관세가 8%에서 4%로 낮아지자 도요타는 일본산의 수출을 중단하고 이 공장에서 생산된 미국산 신형 ‘캠리’를 내년 1월 18일부터 한국에서 판매한다. 이미 지난달 1차 수출분을 선적했으며 내년에 6000대 이상을 한국에서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일본산보다 물류비용이 늘어나 관세 인하분만으론 큰 소득이 없을 수도 있지만 원화 대비 엔화의 가치가 너무 높고, 같은 제품이라도 일본산의 제조원가가 높아 미국산을 수출하는 게 장기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의 경기침체로 인한 미국 공장의 가동률 하락을 막는 효과도 있다는 게 도요타 관계자의 설명이다.
조지타운 공장은 1986년 도요타가 미국에 처음 건설한 공장으로 연간 약 50만 대를 생산할 수 있으며 캠리, 캠리 하이브리드, 아발론, 벤자 등 4개 모델을 생산한다. 내년엔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인 벤자도 한국으로 수출할 가능성이 높다.
○ 캠리에 희망을 거는 도요타
2008년 도요타는 처음으로 미국 GM을 제치고 세계 자동차 판매 1위의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도요타는 2010년 사상 최대 규모의 리콜과 올해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생산 차질을 빚으면서 올해 다시 1위 자리를 GM에 내주게 됐다.
지난 10여 년간 미국 시장에서 전체 판매 차종 중 1위를 차지한 캠리의 자리도 위협받고 있다. 닛산 ‘알티마’가 바짝 뒤쫓고 있으며 혼다 ‘어코드’, 현대자동차 ‘쏘나타’도 만만치 않은 경쟁을 펼치고 있다. 내년엔 쉐보레의 신형 ‘말리부’도 강력한 경쟁자로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시장에서 캠리는 지난해 4241대가 판매됐지만 올해는 그 절반을 겨우 넘을 것으로 보인다.
제임스 사장은 “신형 캠리를 시작으로 내년에 나올 신형 아발론 등 후속 차종들이 크게 바뀌었음을 알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캠리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조지타운=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