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는 학문 아닌 언어… IT 활용해 다양한 학습법 실현”
《아버지와 초등학생 아들이 차를 타고 서울에서 대전으로 가고 있다. 한 시간가량 달렸을 때 아들이 아버지에게 물었다. “얼마나 더 가야 해요?” 아버지는 정확한 시간을 알려주는 대신 이렇게 되물었다. “지금 자동차는 1시간에 100km를 갈 수 있고 대전까지 남은 거리는 57km야. 그러면 몇 분 뒤에 대전에 도착할까?” 아들은 곰곰이 생각하다 “35분 정도…”라고 답했다. 아버지가 맞았다고 칭찬하자 아들은 신이 나서 자신이 어떻게 답을 알아냈는지 설명했다. 아이가 자연스레 스스로 생각하고 탐구하도록 돕는 부모의 모습. 바로 이야기 속 아버지인 김진용 ㈜삼성출판사 대표이사(55·사진)의 교육철학을 한눈에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진용 ㈜삼성출판사 대표이사. ㈜삼성출판사 제공
“학습이란 ‘What’(무엇)이 아닌, ‘How’(어떻게)와 ‘Why’(왜)를 끊임없이 묻고 탐구하는 과정입니다. 예를 들어 ‘태양의 표면온도는 몇 도인가’란 질문에 학생들은 ‘6000K(칼빈·절대온도를 나타내는 단위)’라 답합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정답은 이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겁니다.”
삼성출판사가 유아·아동 출판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갈 무렵, 김 대표는 영어학습 분야에 눈을 돌렸다.
“영어는 학문이 아닌 언어입니다. 즉, 수업을 들으며 ‘배우기’보단 직접 말하고 쓰면서 ‘익히는’ 과정이 중요하지요. 이런 측면에서 단어 암기와 문법 중심의 기존 영어 학습법은 효율성이 떨어졌어요. 그렇다고 원어민이나 영어에 능통한 사람과 일대일로 대화하며 익히자니 비용이 만만찮고….”
김 대표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방식을 결합한 새로운 영어 학습법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밤낮으로 사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영어 학습법을 고안하고 교재를 개발했다. 학습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와 손잡고 어학용 학습기기도 개발했다. 2년가량의 준비기간을 거친 뒤 독특한 영어 학습법과 학습기기를 갖춘 영어전문 교습소 ‘삼성영어’가 탄생했다.
어학용 학습기기인 ‘티박스’는 삼성영어만의 특징이자 자랑이다. 터치펜을 교재 내의 영어단어나 그림에 갖다대면 해당 내용을 인식하고 정확한 발음을 들려준다. 학생들은 이를 따라 말하며 듣기와 말하기 실력을 동시에 키울 수 있다.
새로운 영어 학습법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삼성영어 가맹점 수는 2년 만에 650여 개로 급증했다.
요즘에도 여전히 김 대표는 정보기술(IT)을 활용해 아이들에게 보다 재미있고 효율적으로 영어를 익힐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느라 여념이 없다. 올해 초엔 ‘iPad’(미국 애플사의 태블릿PC)를 기반으로 한 국가영어능력시험(NEAT) 대비 영어 학습 프로그램 ‘NEAT 1%’을 선보였다.
“IT 발전은 저에게 곧 기회입니다. 머릿속에 가득한 다양한 학습방법을 실현해 줄 ‘도구’가 다양해지는 셈이지요. 앞으로 삼성출판사와 삼성영어를 종합적인 ‘교육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발전시키는 게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