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진 베이징 특파원
크게 증가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교류에다 인터넷의 발달로 대만에 대한 접근이 한결 쉬워지면서 대만의 민주 선거제도가 전례 없이 중국인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특히 3일 열린 대만 총통 후보 3인 간의 TV 토론회는 중국인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주한 대만대표부가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한 중국 누리꾼은 “각 후보가 대만인들을 ‘동포’나 ‘국민’으로 부르는 것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국민은 지도자를 ‘링다오(領導·이끄는 사람)’로 부르고, 지도자는 국민을 ‘라오바이싱(老百姓·일반인)’이라 부르는 데 반해 대만에서는 호칭 자체에서 평등한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었다.
후보 간 TV 토론 영상도 인기다. 악명 높은 인터넷 검열 프로그램인 중국 정부의 ‘인터넷 만리장성(Great Firewall)’을 우회 프로그램으로 돌파한 누리꾼들은 생중계로 토론을 지켜봤다. 토론을 지켜본 한 누리꾼은 “지도자가 민주적 절차를 통해 선출되는 경우에만 중국에도 민주주의가 싹틀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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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중국에서는 ‘기층인민대표(구의원급) 선거’가 진행 중이다. 조용히 치러지고 있는 이번 선거에는 공산당의 통제를 받지 않는 ‘독립 후보’가 전례 없이 대거 등장했다. 중국인들의 풀뿌리 민주의식도 점차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헌진 베이징 특파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