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홍정욱(서울 노원병) 의원이 내년 4월 19대 총선에 불출마하기로 했다.
홍 의원은 11일 오후 3시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나 자신의 부족함을 꾸짖으며 18대 국회의원 임기를 끝으로 여의도를 떠나고자 한다"며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그는 "옛 말씀에 하늘에는 진실로써 응해야지 꾸밈으로 응할 수 없다고 했다. 벼슬을 하는 자는 직분을 다하지 못하면 떠나야 한다고도 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아울러 "직분을 다하지 못한 송구함이 비수처럼 꽂힌다. 그러나 나아감을 어렵게, 물러남을 쉽게 여기라는 성현의 가르침을 기억하며 이제 어울림 없는 옷을 내려놓고자 한다"면서 "남이 덜 다닌 길을 찾아 후회 없는 삶을 영위하라는 가슴의 부름에 응하려 한다. 내 역량과 지혜를 발휘할 수 있는 영역에서 빠르게가 아니라 바르게, 혼자가 아니라 함께 할 수 있는 기여의 길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초선의 홍 의원은 여야가 때만 되면 충돌과 대치를 거듭하는 현 상황을 타개하지 않고서는 정치 발전이 없다는 판단 속에 자기희생과 약속실천을 통한 정치문화 개선에 앞장서기 위해 불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의원은 그간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 처리과정에서 여야간 합의처리를 촉구하면서 물리적 충돌시 불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으며, 지난달 22일 한나라당의 비준안 표결 강행 당시 본회의에 불참했다.
그는 한나라당 의원 22명이 참여하는 `국회 바로세우기 모임' 소속으로, 이 모임은 지난해 예산안 파동 직후인 12월16일 성명을 내고 "의원직을 걸고 물리력에 의한 의사진행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내 중진이 아니라 쇄신국면에서 불출마를 선언하는 것은 홍 의원이 처음으로, 향후 `연쇄 불출마'의 도화선이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디도스 파문' 등으로 당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내년 총·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계파를 초월해 대대적인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다 친박 내부에서 전면등판을 앞두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의 활동공간을 넓혀주기 위한 `자발적 용퇴'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어 향후 불출마 러시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조심스런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앞서 원희룡 의원은 지난 7·4 전당대회 출마 당시 불출마를 선언했고, 이후 국회의장을 지낸 김형오 의원도 불출마를 선언했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