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인용 논문 77%” 보도에 2014년부터 학계자율평가로
본보 4월 19일자 A1면.
지금까지는 한국연구재단이 발간횟수, 논문게재율과 같은 자체 기준을 충족한 학술지에 한해 등재 후보지를 거쳐 등재지로 인정해왔다. 이렇게 등재된 학술지는 1998년 56종에서 2011년 2060종으로 급격히 늘었다. 그러나 등재 과정이 형식적인 평가에 그쳐 부실 학술지가 양산됐다는 지적이 많았다. 부실한 논문으로 유지하는 학술지도 많았다. 동아일보는 앞서 국내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 중 77%가 한 번도 인용되지 않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본보 4월 19일자 A1면 논문 10편중 8편 한번도…
교과부는 현행 학술지 등재 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학계에서 자율 평가할 수 있도록 모든 학술지의 논문 전문을 포함한 각종 정보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교수, 연구자들에게 ‘논문을 싣고 싶은 학술지’ ‘가장 우수하다고 생각하는 학술지’ 등을 분야별로 설문조사해 결과도 공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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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재 제도가 폐지되면 각 대학의 교수 평가도 크게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대부분 대학이 연간 등재지에 게재한 논문 건수로 교수업적을 평가하지만 등재지 구분이 사라지면 대학마다 논문 질을 검증할 수 있는 다른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왕상한 서강대 교수는 “논문의 양으로 평가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하다”며 “질적 평가로 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반론도 적지 않다. 교수마다 다른 시각을 갖고 있어 우수학술지를 꼽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한 대학 교수는 “같은 분야라도 교수마다 이해관계가 다른데, 특정 학술지가 우수하다고 학계가 의견을 모으기는 쉽지 않다”며 “객관적인 평가 주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