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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화당 대선후보 깅리치 지지율 급부상… 태풍일까 미풍일까

입력 | 2011-12-07 03:00:00

■ 케인 낙마후 美 공화당 대선후보 지지율 1위 행진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사진)이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내년 첫 공화당 당원대회(코커스)가 열리는 아이오와 주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여론조사 전문업체 ‘폴포지션’이 5일 전국 공화당 유권자 5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37%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공화당 내에서는 깅리치 대세론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지만 회의론도 적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은 5일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맞서는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될 수 있는 이유와 되기 힘든 이유를 세 가지씩 제시했다.

1995∼99년 하원의장을 지낸 깅리치의 최대 강점은 정책 이해도가 높다는 것. 다른 공화당 후보들이 외교 등의 분야에서 확고한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말실수를 연발하는 것과는 달리 30년 정치경력으로 무장돼 일관되고 노련하게 정치적 견해를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강점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처럼 정치 쟁점을 유권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간단명료하게 제시하는 정치적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유권자들에게 친숙하다는 것도 플러스로 작용하고 있다. 하원의장 시절 예산안 처리를 보류해 연방정부 폐쇄를 유발한 전력 등이 부담이 되고는 있지만 이미 널리 알려진 것들이어서 더는 논란거리가 되지 못 한다는 평이 있다.

반면 캠페인 유세를 위한 탄탄한 조직력과 자금력이 뒷받침되지 못 한다는 것이 약점이다. 정치 이슈에 대한 지적 이해도가 높다는 자부심으로 줄기세포, 지구온난화, 건강보험 개혁 등에 대해 종종 공화당 노선에서 벗어나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는 지적이 있다.

오바마 진영은 깅리치 전 하원의장의 여러 약점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상승 곡선을 그리자 바짝 긴장하고 있다. 당초 릭 페리와 허먼 케인 후보 뒤를 잇는 ‘반짝 스타’로 여겼으나 깅리치 전 하원의장의 경쟁력이 만만치 않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 것.

특히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내년 대선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히스패닉계 유권자들을 겨냥해 불법이민 문제에 대해 상대적으로 유연한 입장을 보이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만약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히스패닉 유권자 표의 40%를 얻는다면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5일 분석했다.

민주당은 깅리치 전 하원의장의 윤리 문제를 겨냥한 본격적인 공세에 나섰다.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하원의장 시절인 1997년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알리기 위한 대학 특별강좌를 개설하면서 지지자들로부터 비과세 헌금을 받은 것에 대해 탈세 혐의가 적용돼 윤리위에 회부돼 조사를 받았으며 30만 달러의 벌금을 물고 의회의 견책 결정을 받은 바 있다.

세 번의 이혼 과정도 논란거리다. 깅리치는 첫 번째 부인과 결혼 중에 두 번째 부인과 만나 불륜을 저질러 이혼했다. 특히 두 번째 부인과 결혼하기 위해 첫 번째 부인이 암 투병 중일 때 이혼을 요구했다. 또 두 번째 부인과 이혼도 하기 전에 당시 자신의 보좌관이었던 현재 부인을 따로 만났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