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明儀는 魯(노)나라의 현인으로, 公明이 성이고 儀가 이름이다. 文王我師也는, 주자(주희)의 설에 따르면 周公이 한 말이다. 周公豈欺我哉는 반어법의 표현이다. ‘주공이 어찌 나를 속이겠는가’라고 말하여 실은 ‘주공은 결코 나를 속이지 않는다’ ‘주공의 말은 틀림없다’는 뜻을 나타낸다. 주자에 따르면 공명의가 주공의 말을 인용하고 나서 주공의 말이 틀림없다고 재확인한 것이 된다. 단, 한나라 때 趙岐(조기)는 文王我師也를 공명이 스스로 한 말로 보아, 공명의가 문왕을 스승으로 삼고 또 주공의 도를 믿어 따른다는 말로 풀이했다. 주공이 아버지 문왕을 스승으로 삼는다고 말하는 것이 기이하다고 하여 조기의 설을 옳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는 주자의 설을 따랐다.
고려 말의 李穡(이색)은 ‘古風(고풍)’시에서 ‘周公師文王, 豈欺公明儀’라 했다. ‘주공은 문왕을 스승으로 삼는다 했으니, 어찌 공명의를 속였으리요’라는 말이니, 주자의 설을 충실하게 따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주자의 ‘四書集註(사서집주)’를 도입하여 학문의 바탕으로 삼기 시작한 것은 대개 이색의 시대부터인 듯하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