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유플러스 이상철 부회장의 이동통신 ‘脫꼴찌 승부수’
《 “태생적 한계라는 말은 이제 없습니다.”(LG유플러스 이상철 부회장)
“잠꼬대로도 LTE(롱텀에볼루션)를 외칩니다.”(LG유플러스 유필계 부사장)
이동통신 3사 중 ‘만년 꼴찌’로 직원들 사이에서도 패배주의가 퍼져 있던 LG유플러스. 그 눈빛이 달라졌다. LG유플러스 대표인 이상철 부회장은 25일 제주 라마다프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4세대(4G) 이동통신인 LTE에서는 국내가 아니라 세계 시장을 앞장서서 여는 ‘퍼스트 무버(선도기업)’가 되겠다고 선포했다. 지금까지 SK텔레콤과 KT가 요금제나 서비스를 먼저 내놓으면 시장 반응을 살핀 뒤 대응하던 ‘미 투(Me Too·따라잡기)’ 전략에서 180도 달라진 태도다. 이 부회장은 “데이터는 내년 3월부터 LTE 망을 통해 전국 서비스를 하고, 하반기부터는 같은 망으로 음성통화 서비스도 하겠다”고 말했다. 두 가지 모두 전 세계 이동통신사 중 처음 하는 실험이다. 》
○ “4세대 이통의 퍼스트 무버 될 것”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25일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 분야에선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내년 3월 LTE 전국 서비스를 시작한다. LG유플러스 제공
LTE는 현재 대부분의 휴대전화 사용자가 쓰고 있는 3세대(3G)보다 속도가 5배 이상 빠르고 더 많은 데이터를 실어 나를 수 있는 차세대 통신망이다. PC로나 할 수 있었던 인기 온라인게임 ‘스타크래프트’나 고화질(HD) 화상통화를 휴대전화로 할 수 있다. 국내 1위 통신사인 SK텔레콤은 내년 4월 전국의 95% 지역에서 LTE를 쓸 수 있게 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가 LTE 분야에서 퍼스트 무버로 자리를 굳히게 되면 최신 휴대전화를 먼저 받아 소비자들에게 공급하는 데도 유리한 위치에 설 것으로 전망된다. 휴대전화 제조업체가 LG유플러스를 LTE 최신 제품의 ‘테스트 베드(시험무대)’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
○ “구글 애플처럼 혁신”
이 부회장은 또 “내년 1월부터 인터넷TV(IPTV)에 유튜브 전용 채널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7일 구글의 에릭 슈밋 회장과 만나 논의한 협력 방안 중 일부를 이날 공개한 것이다.
현재 유튜브에는 30분 이하의 짧은 영상이나 저화질 영상이 절대 다수다. 구글은 TV에서 볼 수 있는 HD 대용량 동영상을 모아 LG유플러스에 단독 공급할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통신 사업자라는 한계를 넘어 플랫폼 사업자로 위상을 높이기 위해 추진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구글이나 애플은 통신망을 제공하지 않으면서도 휴대전화, 클라우드컴퓨팅, 앱(응용 프로그램) 장터 등으로 자체 생태계를 구축했다. 반면에 국내 통신사들은 막대한 돈을 들여 통신망을 깔아 놓고도 통신요금 외에는 별다른 수익모델이 없다. LG유플러스가 구글과 손을 잡은 것은 이런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첫걸음으로 볼 수 있다.
제주=정진욱 기자 cool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