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5인치대 스마트폰 ‘갤럭시노트’ 개발 비하인드 스토리 들어보니…
김기선 부장은 “갤럭시노트는 단순한 스마트폰이 아니라 다양한 모바일 기기의 핵심 장점을 한데 모아 이동하면서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게 한 신개념 모바일 기기”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제공
2009년 12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김기선 부장에게 ‘극비 미션’이 떨어졌다. 치열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이미 매년 수십 종의 신제품을 내놓고 있었다. 하지만 김 부장에게 떨어진 과제는 달랐다. 기존의 신제품 개발은 기존에 확보된 기술에 소비자의 반응을 살펴 약간씩 개선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술은 아예 생각하지 않고 백지 상태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스마트폰을 찾아내서 개발하라는 것이었다.
1990년 입사 이후 20년째 마케팅 전문가로 활약해온 김 부장이었지만 처음에는 한없이 막막했다. 일단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했다. 9개국 1만2000명을 설문조사했다. 또 연령, 소득, 관심사, 남녀 등 그룹별로 나눠 대표 소비자 수백 명을 면접 인터뷰했다. 방대한 데이터가 모였다. 하지만 모아서 정리해 보니 결론은 단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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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보급된 이후 디스플레이는 점점 커지는 추세였다. 애플은 3.5인치를 고집했지만 갤럭시S2 등 대부분 스마트폰은 4인치대가 주류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5인치가 한계라는 것은 업계의 불문율이었다. 팬택과 델 등이 내놓은 대형 스마트폰도 5인치였다. 더 커지면 휴대성이 급격히 떨어졌다.
김 부장의 고민도 깊어졌다. “한 손에 꼭 들어오면서도 화면을 더 키워야 하는데.” 그가 애용하는 ‘몰스킨 다이어리’를 만지작거리다 “딱 이 크기면 좋을 텐데”라는 확신이 들었다. 소비자 조사를 거듭해 보니 무게만 가볍다면 5.3인치까지는 가지고 다닐 만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김 부장이 즐겨 쓰는 몰스킨보다 약간 작은 크기였다.
제품 두께를 9.65mm로 얇게 하니 무게는 178g까지 낮출 수 있었다(국내 모델은 통신칩, DMB 등 때문에 약간 무거운 182g). 초경량이라는 갤럭시탭 10.1의 575g에 비하면 3분의 1도 안 되는 무게.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기에도 무리가 없었다.
김 부장은 “단지 크기를 키워서는 부족하고 이 큰 화면으로 소비자가 어떤 체험을 하고 어떤 가치를 느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소프트웨어(앱)를 최적화하는 작업에도 들어갔다. 김 부장은 “인간 본연의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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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서핑을 하거나 사진, 지도를 보다가도 바로 메모를 넣을 수 있는 기능도 추가했다. ‘S노트’ 앱은 웹에서 바로 그림을 따오고, 사진을 찍고 목소리까지 넣을 수 있는 ‘멀티미디어 메모’가 가능하다.
메일도 PC에서처럼 리스트와 본문을 한 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스프릿 뷰’가 가능한 것도 편리하다. ‘뉴스앱’을 통해 동아일보 등 국내외 신문을 읽는 것도 훨씬 편안해진 것도 큰 화면의 장점.
펜 메모는 편리하긴 하지만 아직 ‘몰스킨 수첩’을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약간 부족한 느낌이었다. 인식 시간 때문에 빠른 필기는 무리가 있었고 문자 인식도 글자가 비틀어지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꽤 있었다. 삼성전자 측은 “필기 인식 기능은 아날로그 감성을 살리고 재밌는 경험을 주는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갤럭시노트는 시제품을 올 9월 독일 가전전시회 IFA에서 첫선을 보였다. 지난달 말 영국 런던에서 첫 출시한 뒤 유럽, 중국 등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SK텔레콤은 25∼28일 예약 가입을 받은 뒤 29일 정식 출시하기로 했다. 4세대(4G) 통신망 롱텀에볼루션(LTE)을 적용했으며 값은 LTE62 요금제(월 6만2000원) 2년 약정 기준 45만6300원, LTE72 요금제(월 7만2000원)로는 36만3900원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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