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증시로 떠오른 중화권 증시
중국 증시는 글로벌화를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상하이거래소는 외국기업 전용시장인 ‘국제판(國際板)’ 출범을 위한 기본적 준비작업을 마쳤다. 국제판은 중국 정부가 글로벌 500대 기업 등 해외 초우량 기업을 상장하기 위해 새로 만드는 증시다. 글로벌 기업들도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거듭난 중국 소비자들에게 가깝게 다가설 수 있고 중국 내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을 바로 위안화로 조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홍콩 증시에는 이미 비슷한 효과를 노린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록시탄, 이탈리아의 명품업체 프라다 등이 상장돼 있다. 지난해 글로벌 IPO 시장도 홍콩과 중국이 휩쓸었다. 세계 IPO 조달금액 3000억 달러 중 홍콩이 612억 달러로 24%를 차지했다. 중국 본토의 선전거래소가 400억 달러(15.7%)로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상하이 국제판까지 출범하면 한국거래소에 장기적으로 큰 위협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넥슨으로 다시 주목받는 일본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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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증권 임기영 사장은 “게임업체를 주류로 인정하지 않는 국내 증시와 달리 일본의 게임업체에 대한 가치평가는 굉장히 높다”면서 “그런 점 때문에 상장 절차가 까다로운데도 불구하고 일본 증시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넥슨에 이어 몇몇 소프트웨어 업체도 일본 상장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제자리걸음 한국 증시
경쟁국 증시가 앞다퉈 우수 기업들을 유치하는 동안 한국 증시의 글로벌화는 제자리걸음이다. 현재 한국 증시에는 코스피 5개, 코스닥 13개 등 총 18개의 외국 기업이 상장돼 있다. 이 중 16개사가 중국 기업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고섬 사태’가 터지면서 중국 기업의 국내 증시 상장 무드에 찬물을 끼얹었다. 올 1월 코스피에 상장된 중국 섬유업체 중국고섬은 회계부실이 드기업이 신규 상장하는 데 그쳤다.
한국거래소는 부랴부랴 글로벌 우량기업이나 국내 기업과 연관된 외국 기업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글로벌 500대 기업에 대해서는 심사 기간을 단축하는 ‘신속상장제도(패스트패스)’를 도입하는 등 양질의 외국 기업을 유치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되찾자는 전략이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