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배경 촬영 늘자 일본인 관광객 방문 증가업계 이미지 좋아져 구직자 1년새 20% 늘기도
SBS 드라마 ‘천일의 약속’에서 출판사 편집자로 나오는 수애. 이 드라마는 경기 파주출판단지에 있는 푸른숲 출판사에서 실내 촬영을 했다. SBS 화면 캡처
그동안 ‘출판사’라고 하면 1990년대 초 방영된 MBC 드라마 ‘아들과 딸’에서 후남이(김희애)가 추운 겨울 난로 앞에서 손을 호호 불어가며 원고를 보던 열악한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요즘 드라마 속 출판사는 예쁘고 잘생기고 야심만만한 편집자들이 열정적으로 일하는 쿨한 직장이다.
‘천일의 약속’의 주인공 수애는 유능한 출판사 팀장이다. 그의 사무실 인테리어와 건물 외관은 건축가인 남자 주인공의 사무실 못지않게 고급스럽다. ‘반짝반짝 빛나는’에선 배우 김석훈과 김현주가 출판사 편집장과 팀장으로 나와 반짝거리는 사무실에서 치열하게 일하는 이야기가 전개됐다.
광고 로드중
세련된 분위기의 출판사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들이 인기를 끌면서 출판사에 대한 관심도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는 “드라마에서 편집자가 어떤 일을 하는지 보여줌으로써 출판업계에 대한 구직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편집자 양성 기관인 서울 북 인스티튜트(SBI)의 경우 올해 지원자가 지난해에 비해 20%가량 늘었다.
SBI에서 편집자 양성 과정을 수강 중인 대학원생 이지은 씨(26)는 “드라마의 영향으로 가족과 친구들이 편집자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돼 편집자의 꿈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책 판매가 늘어나는 사례도 있다. SBS ‘시크릿 가든’에서 현빈의 서재는 민음사가 책 3000권을 협찬해 만든 것이었다. 이 가운데 드라마의 소재로 사용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지금까지 약 12만 부가 팔렸다. ‘천일의 약속’에는 새움 출판사가 펴낸 김진명 작가의 소설 ‘고구려’가 간접광고(PPL)로 등장하기도 했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