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귀화’ 기다리는 화교3세
대만 국적의 쇼트트랙 유망주 공상정(월촌중)이 특별귀화 절차를 밟고 있다. 화교 3세로 한국에서 나고 자란 공상정은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취약 부문인 단거리 종목에서 세계적인 선수가 될 재목으로 꼽힌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여자 농구 킴벌리 로벌슨과 함께 간절히 ‘한국 국적’을 기다리는 소녀가 있다. 화교 3세로 대만 국적을 지닌 여자 쇼트트랙 단거리 유망주 공상정(15·월촌중)이다. 공상정은 체육 우수 인재에 대한 복수 국적 취득의 길을 열어준 개정 국적법에 따라 특별 귀화 조치를 밟고 있다. 대한체육회 법제상벌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법무부 국적심의위원회의 최종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본보 8일자 A30면 ‘국가대표 김수빈’…
공상정은 할아버지 세대부터 한국에 거주한 탓에 거의 한국인에 가까운 정체성을 갖고 있다. 다섯 살 때 아버지가 “너는 대만 사람이다”라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아 “한국 사람 할래”라며 울었다. 해외여행 갈 때 고추장은 꼭 챙긴단다.
하지만 공상정에게는 시간이 없다. 쇼트트랙 선수의 전성기는 10대 후반부터다. 한국 국가대표로 전성기를 보내려면 국적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공상정은 “대만 국적으로 해외 경험을 쌓으면 귀화 후 2년 동안 출전이 안 되기 때문에 대만 국가대표 제의도 거절해왔다”며 “성장에 가장 중요한 시기지만 정정당당하게 한국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국내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빙상 관계자들은 공상정의 성장 속도에 주목하고 있다. 공상정을 맡고 있는 송재근 코치는 “다소 늦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시작했는데 4년 만에 주니어 최고 수준으로 성장했다. 특히 순발력이 좋아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아킬레스건인 500m에서 일을 낼 물건이다”고 칭찬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