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종로서 연이어 발생… 트위터엔 ‘린치 조심’ 경고피해 잇달아도 신고는 1건… 경찰 “동성애자, 신고 꺼려”
동성애자 인권보호 운동을 벌이고 있는 지형태(가명·위) 씨와 영화감독 이송희일 씨의 트위터에 올라온 동성애자 폭행 사례들. 트위터 화면 캡처
이달 4일 서울 종로 거리에서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집단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A 씨가 최근 국내 최대 동성애 커뮤니티에 올린 글이다. A 씨는 “애인과 종로 골목길을 걷는데 갑자기 세 명의 남성이 다가와 ‘게이××들’이라고 욕하며 때렸다”며 “일방적으로 맞아 얼굴에 온통 피멍이 들었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국내 동성애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및 트위터에는 새벽시간대 종로에서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맞았다는 피해 사례가 자주 올라오고 있다. 종로구 낙원동 일대는 동성애자들이 많이 모여드는 지역이다. 트위터를 중심으로 ‘종로의 호모포비아 집단 린치를 조심하라’는 경고메시지까지 떠돌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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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경찰에 신고가 접수된 것은 한 건뿐이다. 종로경찰서는 한 동성애 남성이 5일 밤 12시 종로의 한 노래방 앞길을 지나다 3명의 남성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신고를 받고 인근 폐쇄회로(CC)TV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신고가 적은 이유에 대해 동성애자 인권 보호를 위한 트위터를 운영 중인 지형태(가명) 씨는 “자신의 성 정체성이 탄로날까봐 두려워 섣불리 경찰에 알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주말이면 전국에서 모여드는 동성애자들 간 추행이나 폭행사건이 종종 발생하는데 조사과정에서 대부분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히길 꺼린다”며 “커밍아웃하지 않은 동성애자 중 피해를 보고도 경찰에 신고하지 못한 경우가 더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고현국 기자 mck@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