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명규 배화여대 국제무역과 교수
그러나 ‘어둠을 저주하느니 등잔불을 켜는 것이 좋다’라는 격언과 같이 위기를 기회로 삼고 미래로 나아갈 동력을 마련할 때다. 새로운 직업교육 패러다임으로 전문대학 본연의 위상과 역동성을 되찾고, 자본주의 4.0 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글로벌 실무형 인재 육성의 산실로 환골탈태할 전략적 대안들을 제안한다.
첫째, 정부의 수업 연한 법적 규제를 빨리 풀어야 한다. 현행 2, 3년의 수업 연한 규제를 자율화하는 것은 전문대학이 직업교육의 연속성 및 완성형 체제를 구축하는 데 필요(Need)조건이 아니라 필수(Must)조건이다. 또한 다양한 연령과 배경을 가진 수요자들에게 교육 선택권을 확대하고 졸업생들이 노동시장에서 겪는 임금 및 승진 차별을 없애는 동시에 4년제 대학과 위계적으로 계층화된 학력 위주 구조에서 능력 위주 구조로 전환함으로써 사회적 통합에 기여할 수 있다. ‘교육은 누구에게나 숨 쉬는 공기와 마시는 물처럼 제공되어야 한다’고 역설한 미국 쿠퍼유니언대 설립자의 교육철학처럼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쉽게 배우면서 일하고, 일하면서 배우는 열린 대학으로 유연성을 갖고 다시 태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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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자 중심’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획일적이고 광역화된 전공 구조를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정체성 있는 소수정예로 쇄신하고 차별화된 미래형 명품 브랜드 학과로 혁신해야 한다. 물론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교수 역량 강화와 평가인증시스템 구축은 당연히 수반돼야 한다.
셋째, 새로운 산학협력 모델로 일자리 창출 선도대학이 돼야 한다. 교육과학기술부가 공시한 2011년 취업 통계 조사에 따르면 전문대학 취업률(60.7%)이 4년제 대학 취업률(54.5%)보다 6.2%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따라서 직업교육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는 전문대학은 성인 학습자 친화형 프로그램과 취업 및 창업 강좌를 다양하게 개설해 최상의 복지이자 국가적 명제인 일자리 창출의 중추적인 기관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수행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지방자치단체 및 지역 산업체와 새로운 산학 일체형 협력 방안을 수평적으로 모색하고 인프라 상호 연계 및 활용으로 상생을 추구해야 한다.
끝으로 개혁은 그 어원에서 찾을 수 있듯 누군가의 살을 찢는 아픔에서 시작된다. 마치 달리는 자동차의 타이어를 바꿔 끼는 것처럼 험난한 것이다. ‘가장 강한 종(種)이나 우수한 종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만이 끝까지 살아남는다’는 다윈의 학설처럼 대학 구성원들이 스스로 변화하고 더는 미룰 수도, 머뭇거릴 수도 없는 총체적인 리모델링과 혹독한 자구 노력을 통해 전문대학이 제자리를 다시 찾고 과거와 미래를 입체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최적의 시기가 바로 지금이다.
고명규 배화여대 국제무역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