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계 자금 이탈 멈추고 환율·금리도 안정 추세
○각종 금융지표 안정세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과 함께 추락했던 한국 금융지표들이 최근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 코스피는 1,900 전후에서 움직이며 2,000을 바라보고 있고 한국의 부도위험 정도를 나타내는 CDS프리미엄과 원-달러 환율도 8월초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그리스 국민투표 악재가 반영된 2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불과 11.62포인트(0.61%) 떨어진 1,898.01의 약보합 수준에서 마감했다. 그리스의 EU 탈퇴 가능성이 제기된 걸 감안할 때 이날 증시는 상당히 선전한 것으로 분석됐다.
증시전문가들은 연말 한국 증시에 긍정적인 요소로 유럽계 자금 이탈이 멈췄다는 요소를 들고 있다. 10월 한 달 동안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간 유럽계 자금은 4000억 원 남짓이다. 8, 9월 한국을 떠난 유럽계 자금은 각각 5조7905억 원, 1조3165억 원에 이르렀다. 이를 비교하면 10월 들어 사실상 유럽계 자금 이탈이 중단된 셈이다.
전정우 삼성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유럽 재정위기가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고 미국 경기도 우려보다는 괜찮다”며 “경계심은 갖고 있지만 비관론에 빠져 있을 때는 아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시각에 따라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들은 10월 초 85∼89%까지 낮췄던 주식 비중을 11월 들어 95%선 으로 높였다.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
다만 지나친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2일 그리스의 국민투표 소식처럼 해외 돌발 악재가 언제든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위기 재연→수요 위축→기업 실적 악화’ 형태의 시나리오가 언제든 부각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위기 해소를 위한 해외의 움직임 못지않게 실제 기업의 실적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리스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서 세계적인 저성장 우려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며 “4분기 기업 실적이 향후 증시 방향성을 결정할 지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