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빅3 증권사, 날개 달 일만 남았다?
○ 삼성, 우리투자, 대우 順 반등 기대
대형 IB 업무를 위한 최소 자격조건이 자기자본 3조 원으로 정해지면서 증권사들의 유상증자가 예상되던 중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곳은 대우증권. 9월 7일 자본확충안을 발표하며 증자 이슈에 불을 지폈다. 증자 규모도 1조4000억 원으로 메가톤급이었다. 이후 우리투자증권이 증자에 동참했다. 10월 7일 공시를 통해 약 6000억 원의 자본확충 계획을 공개한 것. 삼성증권도 몸집 불리기에 가세했다. 10일 이사회를 열어 약 4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빅3에 이어 18일에는 현대증권도 5950억 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왜 시장의 반응이 시기별로 엇갈린 걸까. 전문가들은 대우증권의 유상증자 이후 나머지 두 증권사의 유상증자 우려가 이미 시장에 충분히 반영된 데다 오히려 실제 증자 규모가 확정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었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우리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유상증자 계획이 확정되기 전 증자 규모와 희석률이 지나치게 부풀려지며 주가를 끌어내린 측면이 있었다며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증자 우려가 시장에 선반영되었기 때문에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역사적으로 최저 수준인 현 주가 대비 상승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주주가치 희석이 적었던 곳이 상대적으로 주가 상승 가능성이 더 크다는 판단이다. 기존 주식 수 대비 신규 주식 수의 비중을 나타내는 유상증자 비율은 대우증권 66.9%, 우리투자증권 44.1%, 삼성증권이 14.4%이므로 반등 여력은 삼성, 우리, 대우 순으로 클 것이란 얘기가 된다.
○ 증권업종 이달 들어 2.7% 초과수익
최근 증권업종 전체의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주가가 안정을 찾으며 거래대금이 늘어나고 펀드로 돈이 들어올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 때문. 박은준 신영증권 연구원은 “시황이 개선되면서 증권업종은 이달 들어 시장 대비 2.7%의 초과 수익을 내고 있다”라며 “과도하게 하락했던 주가 수준을 되돌리는 과정이 진행 중이며 반등 시도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가 대형 IB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기대감도 한몫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IB 도약을 위해 키운 덩치가 실적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있다. 조성경 KTB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IB로의 성장은 단기간에 이루어지기 어려운 부분인 데다 프라임 브로커 부문에서의 수익 역시 국내 헤지펀드 시장이 안정을 찾아야 가능하다”라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