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외환위기 이후 21조 원이 넘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보험업계의 임금 및 배당 수준이 높아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일부 보험회사는 수백 억 원대의 당기순손실을 내고서도 배당 잔치를 벌이는 등 보험업계의 '모럴해저드'가 심각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0회계연도(2010년 4월~2011년 3월)에 배당을 실시한 9개 보험회사들의 평균 배당성향(순이익에 대한 현금배당 비율)은 26.0%였다. 같은 기간 31.2%의 배당성향을 보인 카드업계보다는 조금 낮지만 보험회사들도 수익의 상당 부분을 모그룹의 계열사나 사주 등에게 배당으로 나눠줬다는 게 문제다.
보험업계 2위인 한화 계열 대한생명은 지난해 순이익의 42.1%인 1995억 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한화건설, 한화케미칼 등이 이 돈의 절반가량을 가져갔다. 메리츠화재는 2008년에 588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내고도 53억 원을 배당했다. 당시 최대주주였던 조정호 메리츠종합금융증권 회장이 53억 원 중 20% 이상을 가져갔다.
보험업계의 임금 수준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2010회계연도에 13개 보험사의 등기이사가 받은 평균 연봉은 9억3608만 원에 이른다. 등기이사들의 평균 월급도 4918만 원으로 증권회사 평균 4735만 원을 웃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