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경기 둔화와 함께 하향세금값 조정기, 직접투자는 위험
○‘금값 불패’ 공식 무너지나
증시 폭락기 최고의 투자처로 평가받던 금 가격이 예상과 달리 폭락하면서 안전자산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금값은 올해 들어 폭등세를 지속하면서 최근까지만 해도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돌파하며 승승장구했다. 국제 금값은 올해 초 1400달러 선에서 시작해서 35%의 급상승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국제 금값은 미국 중앙은행이 경기 둔화가 ‘심각한 정도’라고 밝힌 지난달 21일부터 하향세를 그리기 시작했다. 지난달 초만 해도 온스당 19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보였지만 한 달 만에 13.6%가량 폭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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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은 이 같은 금값 폭락의 원인으로 1980년 ‘검은 화요일’의 악몽을 금 투자자들이 기억해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1980년 1월 금값이 하루 만에 850달러에서 737.5달러로 13.2% 폭락했고 이후 금시장은 10년 가까이 침체의 늪에 빠져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안전자산이라고 믿었던 금값도 급전직하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은 바 있는 투자자들이 금값이 또 다른 대폭락기를 거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시장에서 서둘러 빠져나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망 엇갈려… 적립식 투자가 안전
금값 버블이 본격적으로 꺼지는 것인지, 혹은 일시적인 하락일 뿐인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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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요즘 같은 금값 조정기에 금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해 불확실한 금융시장에 대응하는 기회로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석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경기에 대한 자신감 상실로 패닉 상황이 닥쳤고, 이에 따른 달러 강세가 금값 조정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하지만 수급, 인플레 등 여전히 금값 상승 요인은 훼손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금이 매도 물량으로 계속 쏟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금이 안전자산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너도나도 금을 내놓기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글로벌 신용경색이 강해지면서 현금을 마련하려는 투자자가 증가하고 있다. 비관적 전망으로 유명한 마크 파버 등을 비롯해 비관론적 시각의 전문가들은 금값이 1500달러 선에서 바닥을 치겠지만 이 선이 무너지면 1100∼1200달러까지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낙관론과 비관론이 공존하는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섣불리 목돈을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다만 중국, 러시아 등 주요 신흥국은 물론이고 우리나라도 외환 보유의 대체 수단으로 급을 매입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상승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금 펀드나 골드뱅킹 등 적립식을 활용한 간접투자를 하는 편이 안전하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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