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반드시 이겨 달라”
한나라당 정영석 후보 측은 선거 전략상 ‘한나라당’을 앞세우기보다 ‘일꾼론’과 ‘박근혜’를 앞세우고 있다. 정 후보가 부산 금정구·해운대구 부구청장, 부산시 정책기획실장을 지내는 등 행정 경험이 많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지만 그만큼 지역에서 한나라당이 호응을 얻고 있지 못하다는 것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박 전 대표는 공식 선거운동 다음 날인 14일 부산에 내려가 정 후보를 지원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선거 막판에 한 번 정도 더 내려갈 가능성도 큰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에게도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반드시 ‘야권 동남풍’을 막아야 하며, 서울시장보다 오히려 영향력을 발휘하기에 우호적인 지역이기도 하다. 박 전 대표는 부산 방문을 시작으로 이번 재·보선에서 ‘전국 지원’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유기준 부산시당위원장은 “박 전 대표가 직접 마이크를 잡고 대형 유세를 하는 것보다 대형 재래시장 2곳 정도를 다니는 방안을 시당 차원에서 검토 중이며 유세 일정과 방식을 조율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지역의 한 의원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지면 내년 총선 때 한나라당 공천을 안 받겠다는 유력 예비후보들이 나올 정도로 여론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부산 동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1988년 13대 총선에서 당선돼 정치에 첫발을 내디딘 곳이어서 민주당과 친노(노무현)그룹에는 ‘이겨야 할 지역’이란 상징성이 강하다.
지난해 6·2지방선거에서는 야권단일 후보로 나선 무소속 김두관 경남지사가 당선됐고 민주당 김정길 부산시장 후보는 45%라는 득표력을 과시했다.
야권 단일후보인 이해성 전 대통령홍보수석 캠프에는 부산 지역 친노 세력이 총집결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선거대책위원회 후원회장으로,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명예선대위원장으로 각각 포진해 있다.
문 이사장이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히고 있어 문 이사장의 영향력이 얼마나 파급 효과를 가져올지도 주목된다. 문 이사장은 6일 이 후보 선대위 구성 기자회견에 참석해 “바람을 일으키는 것이 목표였지만 이제 당선으로 목표를 격상했다. 이 후보와 손잡고 구석구석을 누비며 유권자와 만나 지지를 부탁하는 시간을 가질 생각”이라며 거리 지원 유세에 나설 뜻을 밝혔다.
또 내년 4월 총선 때 부산진갑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김영춘 최고위원, 민주당적으로 재선을 기록한 조경태 의원이 상임 선대위원장을 맡고 각 야당 시당위원장과 시민단체 대표 등이 공동 위원장으로 나서 이 후보를 지원한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