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비공 한번 잡은 적 없는 PD-기자-학생 출신 10명5개월 훈련 국제대회 첫승
한국 여자 럭비 사상 처음으로 국제대회에서 승리를 따낸 한동호 감독(앞줄 오른쪽)과 강동호 코치(앞줄 왼쪽), 그리고 10명의 대표 선수가 2일 아시아 여자 7인제 대회 라오스전에서 승리한 후 밝게 웃고 있다. 대한럭비협회 제공
문제는 2014년 아시아경기가 인천에서 열린다는 것. 홈에서 똑같은 망신을 당하지 않기 위해 대한럭비협회는 올해 초 다시 공개 선발전을 열었다. 이번에 뽑은 선수들을 잘 훈련시켜 인천 대회에서는 3위 안에 들자는 원대한 목표까지 세웠다. 라디오 PD부터 일간지 기자, 대학생과 고등학생 등 다양한 직업과 연령대의 선수들이 첫 테스트를 통과했다.
처음 24명으로 시작했지만 훈련과 일을 병행하기 힘든 선수들이 차례차례 떨어져 나갔다. 부상으로 어쩔 수 없이 팀을 떠난 선수도 있었다.
이에 김황식 국무총리는 18일 여자럭비 국가대표 선수단을 총리 공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하며 격려하기로 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떳떳하게 경쟁해서 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 김 총리의 생각”이라며 “어려움을 딛고 승리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도전정신 및 공정경쟁의 가치와 부합하는 것으로 귀감이 될 만하다고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한동호 여자럭비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이 ‘럭비는 좋은데 장래가 없다’는 고민을 하고 있다. 이런 고민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동호 코치도 “국내에 여자럭비팀이 없기 때문에 대표팀 선수 수급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총리가 관심을 가져주면 여자럭비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