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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1955∼2011]잡스가 만든 ‘애플 유니버시티’… 혁신의 DNA 계속 퍼뜨린다

입력 | 2011-10-08 03:00:00

■ 주목받는 애플 사내대학




포돌니 학장

“아직도 스티브가 죽었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습니다. 회사 구석구석에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하지만 스티브가 애플에 심어준 DNA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7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쿠퍼티노 시의 인피니트 루프 1에 있는 애플 본사. 궂은 날씨에도 추모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사옥 중앙에 있는 국기 게양대에는 미국 국기와 캘리포니아 주 깃발, 애플 사기(社旗)가 모두 조기로 내걸렸다.

인피니트 루프 한쪽 벤치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는 꽃다발과 촛불, 애도의 글을 적은 카드들과 사과 등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주차장 위 한쪽에 설치된 이곳 추모 공간 역시 너무나 소박했다. 늦은 밤까지도 스티브 잡스를 추모하는 행렬이 이어졌다. 애플 사원증을 부착한 직원들도 간간이 꽃을 들고 왔다.

잡스를 잃은 애플사 직원들은 겉으로는 내색을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심리적인 공황상태에 빠진 듯한 모습이었다. 그들은 극도로 말을 아꼈다. 언론 인터뷰에 응하지 말라는 지시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어렵사리 말문을 연 직원들은 “스티브가 철저히 멘토링을 했기 때문에 앞으로 애플이 위기에 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이 회사의 미래에 대해 그 같은 자신감을 갖는 바탕에는 ‘애플대학(Apple University)’이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2006년 사내교육기관으로 설립된 애플대학은 ‘포스트 잡스’ 시대에 잡스의 DNA를 보존하고 계승하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등 미국 언론은 전망했다.

“굿바이 잡스” 아이폰 영정 5일 세상을 떠난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에 대한 추모가 전 세계에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6일 중국 베이징의 애플 스토어에서 한 추모객이 아이폰 속 영정 앞에 촛불을 켜고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애플 본사와 미국 캘리포니아 주 팰러앨토 자택 앞에도 추모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잡스는 이 대학을 세운 뒤 직접 커리큘럼을 짜고 교수진을 기용했을 정도로 애착을 가졌다. 애플대학에는 잡스가 기업가치로 중요하게 여겼던 책임정신, 디테일에 대한 추구, 완벽주의, 간편성, 비밀주의 등을 가르치는 과목이 개설돼 있다. 잡스는 이 가치를 어떻게 현실적인 비즈니스 전략에 접목시킬지 오랫동안 연구해왔다. 자신이 만든 애니메이션 회사 픽사에서 사내 대학인 ‘픽사대학’을 운영했던 잡스는 영화제작 파인아트 등 실용과목부터 리더십과 경영 등 다양한 교육과정을 개설했다. 애플의 전직 임원은 “잡스는 픽사대학을 운영하며 사내 대학이 기업 문화와 철학을 공유하는 데 성공모델이라는 확신을 가진 것 같다”고 전했다.

암이 악화돼 두 번째 병가를 내기 전인 2008년 잡스는 조엘 포돌니 예일대 비즈니스스쿨 학장을 애플대학장으로 기용했다. 당시 잡스는 포돌니 학장에게 “설립자(잡스)가 없는 날을 대비해 설립자의 생각과 기업철학을 직원들에게 내면화시킬 것”을 주문했다고 LAT는 전했다. 스탠퍼드대와 하버드대에서 교수로 있었던 포돌니 학장은 리더십과 조직행동을 주로 가르쳐온 저명한 경제 사회학자. 하지만 틀을 깨는 행보와 대학 조직을 뒤바꿔놓은 유능한 교육 경영자로 더 알려져 있다. 2005년 39세 때 하버드대를 박차고 예일대 비즈니스스쿨 학장에 학장으로 임용된 그는 3년 반 동안의 대대적인 개혁으로 비즈니스스쿨을 더욱 업그레이드했다는 평을 받는다. 그는 잡스를 가리켜 ‘현대판 에디슨’이라고 부를 만큼 잡스의 팬이었다. 2008년 예일대를 떠나 애플대학에 합류하면서 포돌니 학장은 학생들에게 이런 편지를 남겼다고 한다. “애플만큼 개인적으로 거대한 의미를 갖는 곳은 없습니다.”

한편 애플사의 한 직원은 “장례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가족들만 참석한 채 장례식이 거행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쿠퍼티노=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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