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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점령하라” 美 75개大 동맹휴업 선언

입력 | 2011-10-07 03:00:00

월가 시위 美 전역 확산… 정치권도 찬반 공방 가열




미국을 흔들고 있는 월가 시위에 노동조합 단체가 가세한 데 이어 대학생들까지 동맹휴업을 선언하고 나섰다. 6일에는 수도 워싱턴의 대규모 시위를 포함해 모두 66개 도시에서 동시 다발로 시위가 열릴 예정이다. 미 정부와 정치권도 월가 시위를 놓고 정치 쟁점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5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많은 대학이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거리행진에 나서자는 내용의 ‘칼리지를 점령하라(Occupy College)’ 운동에 들어갔다. 이 단체 홈페이지에는 이날 오전에만 뉴욕 소재 대학들을 중심으로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등 미 전역의 75개 대학이 등록했으며 앞으로 더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이날 인디애나대 학생 50여 명은 수업 중에 캠퍼스로 몰려나와 월가 시위를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한 뒤 치솟는 학자금과 취업난을 주제로 1시간가량 토론을 벌였다.

마크 네이슨 포덤대 교수는 ABC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많은 고학력자들이 높은 실업난에 허덕이는 것은 살면서 처음 본다. 앞으로 시위는 대학 캠퍼스로 확산될 것이다.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익명의 해커단체가 월가 시위 지지 표시로 10일 뉴욕증권거래소 전산망을 공격하겠다는 위협을 해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 단체는 “뉴욕증권거래소 홈페이지를 인터넷에서 지워 버리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해커단체의 공격이 실제 이뤄지면 주식거래에 일부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 월가 관계자들은 긴장하고 있다.

정치권도 격론을 벌이기 시작했다. 공화당 대선 주자로 피자 체인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허먼 케인은 “시위대는 부자들이 누린 것을 정부가 빼앗아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눠줘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미국적 방식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반면 하원 민주당 코커스 의장인 존 라슨 의원은 “시위대가 ‘공정’이라는 윤리적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편 이날 오후 5시경 맨해튼 남부 월가 인근 폴리 광장에는 미 최대 노동조합 조직인 산업노조총연맹(AFL-CIO)과 뉴욕시교원노조, 자동차제조업노조, 운수노조, 뉴욕시립대교직원단체, 전국간호사연맹 등 15개 노동조합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경찰 측은 참가 인원이 2000명이라고 밝혔지만 주최 측은 1만5000명으로 지금까지 최대 규모라고 주장했다. 뉴욕 경찰은 이날 시위에 참가한 시민 1000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뉴욕 경찰은 이날도 페퍼 스프레이와 곤봉으로 시위대를 통제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