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황제주, 휘청이는 증시서 자리 지킬까
○ ‘맥주 사업’ 때문에… 롯데칠성 살아날까
올해 롯데칠성은 황제주 가운데서도 단연 빛나는 활약상을 보여왔다.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1% 상승하는 등 실적이 호전된 데다 롯데주류와 경영효율성을 위해 합병한다는 소식에 주가는 7월 28일 종가 기준 146만 원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말 94만9000원에서 올 들어서만 53.84% 오른 셈이었다. 롯데칠성이 ‘칠성사이다’ 등 음료 외에 ‘스카치블루’ 등 위스키를 주로 판매한다면 롯데주류BG는 소주 ‘처음처럼’과 청주, 와인 등이 주력상품. 이번 합병은 롯데칠성 주가의 ‘레벨업’ 기회로 받아들여졌다. 소주와 음료 마케팅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시장점유율을 높여갈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롯데칠성의 발목을 잡은 것은 사업의 불확실성과 환율. 특히 21일 롯데그룹이 충북 충주시에 맥주공장 설립을 위해 땅을 사들였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싸늘한 반응을 사고 있다. 국내 맥주시장은 하이트맥주와 오비맥주가 양분하고 있으며 규모는 연간 3조5000억 원대로 추정된다. 롯데가 2009년 오비맥주 인수를 추진하다 무산된 후 맥주사업 진출 의사를 공공연히 피력해오긴 했지만 시장은 롯데가 자체 공장 건설로 정면승부를 던진 것에는 부정적이다. 21일 롯데칠성은 전일보다 무려 3.25%가 떨어진 122만 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최근의 환율 상승도 원재료 수입비용을 상승시키는 부담으로 꼽힌다.
앞으로의 전망은 어떨까. 맥주사업에 대한 불안은 있지만 대형 토지자산을 감안하면 여전히 투자매력도가 적지는 않다는 평가다. 삼성증권 양일우 연구원은 “맥주사업에 대해서 사람들이 불안하게 생각했던 것 같은데 토지 자산이 1조 원이 넘는다는 장점이 있는 회사”라며 “다만 환율 약세가 장기화될지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중국 시장 호조로 힘 받은 아모레퍼시픽
‘불경기가 와도 여성들의 화장품 소비는 줄지 않는다’는 정설이 유효한 것일까. 하반기 들어서는 아모레퍼시픽이 더 눈에 띈다. 아모레퍼시픽은 8월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전 업종이 흔들리는 가운데서도 10일부터 19일까지 8거래일 동안 무려 13% 이상 오르며 같은 기간 3.4% 하락한 코스피와 대조되는 만만찮은 내공을 보였다. 9월 들어서도 전 업종이 흔들리는 가운데 도리어 26일까지 3.3%의 주가상승을 보였다.
다만 중국 수혜의 지나친 기대로 인한 거품은 경계해야 한다. 주가수익비율(PER)이 20배 이상에 이르는 등 최근의 가격 상승이 도리어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