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일의 야간 레이스‘싱가포르 그랑프리’서 시즌 9승
25일 포뮬러원(F1) 싱가포르 그랑프리 결승전이 열린 마리나베이 시가지 서킷의 밤은 대낮처럼 밝았다. 서킷은 축구장 조명(800럭스)의 네 배에 가까운 3000럭스의 조명이 빛을 쏟아내며 화려하게 빛났다.
환상적인 도심 서킷을 자신의 무대로 만든 건 ‘황제’ 세바스티안 페텔(독일·레드불·24·사진)이었다. 페텔은 25일 결선에서 1시간59분06초757의 기록으로 시즌 9승째를 거뒀다. 지난달 28일 벨기에 대회부터 3회 연속 우승. 페텔은 올 시즌 드라이버 부문에서 압도적인 1위(309점)를 달리며 종합우승에 성큼 다가섰다. 5개 대회를 남긴 현재 2위(185점) 젠슨 버튼(영국·맥라렌)과 124점 차다.
유일하게 야간에 열리는 싱가포르 그랑프리는 올 시즌 총 19개의 서킷 중 다섯 곳에 불과한 반시계 방향 서킷(터키 싱가포르 한국 브라질 아부다비)이다. 총 61바퀴 309.316km를 2시간 만에 주파하는 극한의 레이스다. 드라이버들은 순환도로 폭이 좁고 코너가 23개나 되는 데다 충분한 가속구간이 없어 추월하기가 쉽지 않았다. 트랙 가까이에 위치한 방호벽과 블라인드 코너, 요철이 심한 노면도 상당한 부담이 되었다. 이 때문에 마리나베이 서킷의 평균속도는 시속 172.9km에 불과하고 최고속도는 290km를 넘지 못한다. 평균속도 250km 이상을 자랑하는 이탈리아 몬자 서킷과는 천양지차다. 그래서 모나코 그랑프리에 이어 두 번째로 느린 대회로 불린다.
싱가포르=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