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의 전신인 호남정유(이후 LG정유로 명칭 변경)가 1991년부터 1999년 슈퍼리그까지 겨울리그 9연패를 달성하는 동안 주춤했지만 2000년 슈퍼리그에서 LG정유를 끌어내리고 정상에 오른 뒤 5연패에 성공하며 남녀 팀을 통틀어 유일한 겨울리그 10회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그러나 2005년 프로 출범 이후에는 예전 같지 못했다. 2008∼2009시즌까지 정규리그 3∼5위를 맴돌았다. 퇴색한 배구 명가의 자존심은 2009∼2010시즌 극적으로 되살아났다. 흥국생명을 정상에 올려놓고도 해임됐던 황현주 감독을 영입하자 직전 시즌 4위에 그쳤던 팀이 단숨에 정상으로 점프했다. 그러나 챔피언결정전에서 KT&G(현 인삼공사)에 2승 4패로 밀려 준우승에 그쳤던 현대건설은 2010∼2011시즌에는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챔피언결정전에서 흥국생명을 4승 2패로 누르고 마침내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2009년 12월 31일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종무식 행사에서는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황 감독과 주장 윤혜숙, 그리고 외국인 선수 케니에게 우수 임직원 공로상을 줬다. 종무식 때 배구단 코칭스태프나 선수가 공로상을 받은 건 처음이었다. 모기업의 관심을 몸으로 느낀 선수들은 더욱 흥이 났다.
2000년대 전반기를 호령했던 현대건설은 2010년부터 다시 날아올랐다. 그리고 다가오는 2011∼2012시즌에서 정규리그 3연패와 2년 연속 통합우승에 도전한다. 성공한다면 황 감독과 김연경(페네르바체)을 앞세워 2005∼2006시즌부터 3년 동안 프로배구를 평정했던 흥국생명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아마추어 최강자였던 현대건설이 프로에서도 새 역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