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대 안하민 씨, 카자흐 출신 초등생 멘토링3년간 1100명 멘토 참여… “예비교사 보람 느껴”
대구교육대 안하민 씨(오른쪽)가 카자흐스탄 출신 초등학생 제냐 군을 멘토링 하고 있다. 안 씨는 “다문화 가정을 이해하는 소중한 경험”이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대구교육대 2학년 안하민 씨(21·국어교육과)는 21일 “멘토링이 예비교사 대학생으로서 큰 보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왜 멘토링을 통해 자신이 성장하고 있다고 본 것일까.
기자는 최근 안 씨와 함께 그가 멘토링을 하는 경북 경산시 진량읍 다문화 가정을 찾았다. 그를 기다리는 학생은 초교 4학년인 제냐 군(12). 지난해 9월 카자흐스탄 수도 알마티에서 비행기로 서너 시간 떨어진 잠불이라는 곳에서 경산으로 왔다. 6학년 나이지만 한국어가 서툴러 4학년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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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씨가 이 같은 멘토링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일본인 어머니를 둔 초등학생을 6개월가량 만나면서 다문화 사회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아이와 더 잘 호흡할 수 없었나 하는 아쉬움이 많이 들었다”며 “이 때문인지 이번 멘토링에 더 책임을 느낀다”고 했다. 안 씨는 멘토링을 하면서 ‘멘토’와 ‘멘티’는 서로 배우고 협력하는 관계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는 “제냐는 한국말이 서툰데 이전 같았으면 ‘그냥 서툰가 보다’라고 짐작했을 텐데 지금은 ‘과묵한 성격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열어둔다”고 했다.
대구교육대가 이 같은 멘토 프로그램을 시작한 것은 2009년. 초등학교 예비교사인 교대 학생들은 멘토링을 통해 아이들을 만나는 경험을 할 수 있어 관심이 높다. 대구시와 경북도, 시도교육청의 지원으로 지금까지 교대생 1100여 명이 참여했다. 대구교육대 다문화교육센터 배상식 센터장(44·윤리교육과 교수)은 “다양한 국가의 이중 언어를 할 수 있는 다문화 가정 자녀들은 소중한 자원”이라며 “우리나라 교육의 국제경쟁력을 새롭게 쌓을 수 있는 토대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