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했으면 그랬을까요.”
추석을 앞두고 아이들에게 먹이기 위해 돼지고기 삼겹살을 훔쳤다가 경찰에 붙잡힌 30대 주부에게 훈훈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두 아이의 엄마인 A 씨(35)는 11일 전북 전주의 한 대형마트에서 삼겹살 3.5kg(7만 원 상당)을 가방 속에 숨겨서 나오다 직원에게 발각됐다. 남편의 사업 실패로 생활고를 겪던 A 씨가 고기가 먹고 싶다는 아이들을 위해 물건에 손을 댔던 것. 경찰은 범행 액수가 적고 초범인 점을 감안해 A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서울에 사는 김모 씨(42)도 “나도 아이를 기르는데 기사를 보며 왠지 눈물이 났다. 배를 곯았던 적이 많아 그 고통을 잘 안다”며 돕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도움을 주고 싶다는 분들의 전화가 많이 오고 있지만 A 씨가 신변이 노출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도움 받는 것을 원치 않아 정중히 거절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주=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