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스마트폰은 아무리 세계적인 주목을 받아도 3∼4개월 뒤에는 금세 ‘구식’이 되어 버린다. 신제품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이 과거보다 크게 짧아진 셈이다. 신제품 프리미엄이 사라지면 곧바로 가격경쟁이 시작되고, 마진은 줄게 마련이다.
○ 3개월 지나면 이미 ‘구식’
순식간에 뜨고 지는 것은 태블릿PC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월 아이패드가 공개되고, 9월 7인치 갤럭시탭이 나오기 전까지 아이패드는 8개월 동안 신상품이었다. 하지만 올해 1월 ‘모토로라 줌’, 3월 아이패드2와 갤럭시탭10.1, 9월 소니태블릿 등이 숨 가쁘게 나오기 시작했다.
스마트 기기의 신제품 주기가 짧아지는 이유는 ‘분업’ 때문이다. 겉과 속을 한 회사가 주도하던 시절과 달리, 이제는 각자 자기 영역에서만 진화를 시도하면 된다. 하드웨어, 새로운 통신망과 이에 최적화된 칩, 운영체제(OS)가 각기 발전하니 신제품이 효율적으로 빨리 나온다. 하드웨어가 아무리 좋아도 새로운 OS가 나오면 기존 제품은 구식처럼 보인다. LG전자가 공들여 만든 ‘옵티머스3D’는 안드로이드 옛 버전인 ‘2.2프로요’를 탑재하는 바람에 일부 소비자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 특허에 유통망까지…리스크는 커져
기업들은 죽을 맛이다. 신제품 프리미엄을 붙여 팔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지니 작은 장애물 하나가 엄청난 리스크가 된다.
특허 소송은 가장 큰 위험요인이다. 삼성전자는 애플과의 특허전쟁 때문에 갤럭시탭10.1을 제때에 시장에 못 내놓고 있다. 독일에서는 못 팔게 됐고, 호주에서도 법원의 권고로 이달 말로 출시 날짜를 미뤘다. 판매에 열을 올려야 할 시기를 놓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이미 연내에 나올지 모를 ‘아이패드3’와 다른 신제품으로 관심을 돌리기 시작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