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최부잣집에서 배우는 ‘공생’
이명박 대통령은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새로운 경제모델로 공생발전을 제시했다. 대기업의 성과 독식을 비판하고 이윤과 탐욕의 경제발전에서 나눔과 상생의 경제발전으로 축을 전환하자는 게 골자였다.
공생발전 이론은 아시아적 가치에서 바라보면 상도(商道)의 기본 철학이다. 조선의 개성상인들은 이익보다 인간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인간 중심의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일본의 오사카 상인이나 중국의 휘주 상인들 역시 상생, 신뢰, 윤리, 책임 등의 경영철학을 강조한다. 경주 최부잣집의 300여 년 지속성장 비결도 이른바 ‘공생’이었다. 흉년에 남의 땅을 싸게 사지 않는다는 윤리의식과 백 리 이내 사람들이 굶어죽지 않게 하겠다는 부자로서의 사회적 책임, 만석 이상 생산을 늘리지 않아 소규모 생산자들과 공생을 추구하겠다는 게 잘 알려진 그들만의 경영 노하우였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윤 추구를 목표로 하는 기업과는 전혀 다른 철학을 갖고 있었다.
○ 선의후리(先義後利)의 윤리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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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구제기(反求諸己)의 책임경영
화살을 쏘아서 과녁에 맞히지 못하면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는 반구제기의 철학은 기업 책임론의 기반이어야 한다. 빈익빈 부익부의 경제현실을 내 탓이 아니고 남의 탓이라고 책임을 회피한다면 그 화(禍)가 결국 자신에게 돌아온다. 세상이 어려운 것은 하늘 탓이고 사람이 못사는 것은 능력 탓이라고 책임을 회피하는 경영자가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책임 있는 경영자가 돼야 한다.
○ 순망치한(脣亡齒寒)의 상생경영
입술이 없다면 이가 시리다는 말은 춘추좌전(春秋左傳)에 나오는 구절이다. 이가 제 기능을 발휘하더라도 그 이를 지켜주는 입술이 없다면 결국 기능이 정지될 수밖에 없다는 우(虞)나라 현인 궁지기(宮之奇)의 상생 철학이다. 나 혼자 살기 위해서 이웃나라의 침략에 길을 빌려준 우나라는 결국 역사 속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협력업체, 중소기업, 고객, 사회, 직원, 주주는 각 경영의 주체로서 상생을 추구해야 공존할 수 있다. 누구 한 주체만 행복하다면 그 생태계는 자멸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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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박용 기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