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달인도 돼보세요”“미스골프, 훅 고쳐주세요”
구력 2년에 베스트 스코어 81타를 기록한 개그맨 김병만(오른쪽). 필드의 달인을 꿈꾸는 김병만이 평소 좋아하던 골프 스타 유소연을 만났다. 자신이 운영하는 스크린골프장에서 드라이버를 휘두르는 김병만과 이를 지켜보는 유소연의 표정이 한없이 밝기만 하다. 처음 만난 자리에서 금세 친해진 이들에게 골프와 개그는 공통점이 많아 보였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김병만(이하 김)=TV로만 보다 실제로 명사를 만나니 영광이에요. 집에 가면 늘 골프 프로그램을 보다 잠이 들어요. 불 끄면 잠을 못자요.
유소연(이하 유)=달인도 무서운 게 있네요. 예전에 친구랑 개그콘서트 녹화장에 간 적 있어요. 저도 운동을 하니까 달인 연기의 뒤에 숨은 땀이 보이는 것 같아 더 좋아요. 골프 달인도 한번 하시죠.
유=체력이 정말 좋으신 것 같아요. 아마추어 분들과 치다 보면 대부분 남성분들이 여자 프로보다 거리에서 뒤질 수 없다는 듯 힘을 잔뜩 내시는데 대개 결과가 안 좋아요. 롱기스트 홀만 가면 공이 엉뚱한 데로 가고요.
김=근데 보통 슬라이스 때문에 고민을 하는데 난 공이 왼쪽으로 자주 말려요.
김=지난해 제주 오라CC에 간 적이 있는데 마침 여자프로대회가 있었어요. 미녀 선수들이 엄청 많더라고요. 내 이상형들이 다 거기 있는 거예요. 내가 상체만 발달해서 그런지 하체가 튼실한 사람을 좋아하거든요. 근데 골프는 멘털 스포츠라고 하잖아요.
김=개그도 비슷해서 마음이 즐거워야 사람들을 웃길 수 있거든요. 내가 부정적인 성격이 강했어요. 늘 즐겁게 살려고 노력하죠. 우리 달인 팀은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함께 있으면 너무 행복해요. 골프도 같이 하자고 꼬드겼는데 노우진은 며칠 전 120개 쳤어요.
유=골프에선 캐디와의 호흡이 중요한데 저는 130개 친 적도 있어요. 서울 세종초등학교 2학년 때 골프 시작한 지 두세 달 만에 어떤 대회에 나갔을 때였죠.
김=개그맨들은 골프도 재밌게 쳐요. 어떤 골프장은 파 3홀에서 온을 하면 축하 팡파르를 울려주는 데가 있잖아요. 티샷하기도 전에 장난으로 팡파르 버튼을 누른 적도 있어요.
유=주말골퍼 분들은 허겁지겁 클럽하우스에 도착해 몸도 안 풀고 라운드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충분히 스트레칭을 하지 않으면 다칠 수도 있어요.
“힘들고 지칠 때 달인 팀을 불러주세요. 골프가 이렇게 재밌는 거구나 알게 해 줄게요”라며 떠나는 김병만의 발걸음이 가벼워 보였다.
▼ 팬과 유소연 지상 Q&A ▼
Q: 잘먹는 음식은? A: 낙지 좋아해요, 보양식은 별로…
Q: 아마추어 시절 기억에 남는 대회는….
A: 2관왕에 올랐던 2006년 아시아경기대회예요. 4년을 기다린 가장 큰 대회거든요. 국내에서는 아마추어 마지막 대회였던 2007년 전남 전국체육대회예요. 당시 단체전 개인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땄을 뿐 아니라 생애 첫 홀인원도 기록했거든요.
Q: 존경하고 본받고 싶은 프로골퍼 2명만 꼽아주세요.
A: 최경주 프로와 안니카 소렌스탐이에요. 최 프로는 긍정적인 마인드와 더 큰 비상을 위해 도전하고 노력하는 모습에서 배울 게 많아요. 후배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주시고요. 소렌스탐은 은퇴 후에도 코스 설계와 골프아카데미 운영 등으로 골프 발전에 힘쓰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 롤 모델로 삼고 있어요.
Q: 체력관리를 위해 특히 잘 먹는 음식과 보양식이 따로 있나요.
A: 잘 먹는 음식은 낙지예요. 튀김, 밀가루 음식, 패스트푸드, 탄산음료 등은 즐기지 않아요. 육류도 너무 많이 먹지는 않죠. 보양식을 챙기기보다는 해로운 음식을 피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Q: 먼 훗날 은퇴 후 모습을 그려본다면….
A: 그동안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어요. 선수 지원과 매니지먼트가 얼마나 중요한지 몸소 느끼다 보니 골프선수를 관두면 후배들을 돕는 일을 하고 싶어요. 몇 년 전만 해도 골프의류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는데 요즘은 스포츠마케팅에 관심이 많아요. 나중에 정말 뭘 하고 있을지 모르겠어요. ^^;;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동영상=달인 김병만과 프로골퍼 유소연 만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