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보수공사 마치고 극장 내달 28일 재개관
볼쇼이극장 전경. 동아일보DB
2005년 지반 침하 등으로 붕괴 위험이 제기돼 시작된 보수공사에 총 7억2000만 달러(약 7700억 원)가 들어갔다. 크렘린이 공사를 직접 감독했고 재개관 날짜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직접 정했다. 극장에는 최첨단 음향 및 조명시설이 들어서고 지하수 통제시설까지 업그레이드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화두는 “옛 차르 시대의 영광을 상징했던 볼쇼이를 1856년 개관 당시의 원형대로 복원하라”는 것이다.
‘볼쇼이’란 러시아어로 ‘크다’는 뜻. 그 이름처럼 1856년 개관 당시 볼쇼이는 당대 유럽의 어떤 공연장보다 크고 웅장했다. 그러나 1918년 러시아혁명 이후 볼셰비키 정권은 이 극장을 귀족 체제의 사치와 낭비의 상징으로 간주했다. 황제를 상징하는 수많은 내부 장식을 파괴했고, 메인홀은 공산당 회의실로 쓰기 위해 객석으로 빽빽하게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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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m 높이 3층 구조의 거대한 샹들리에도 복원했다. 이 샹들리에는 1896년 러시아 마지막 황제였던 니콜라이 2세의 대관식 때 설치한 것. 복원된 샹들리에는 2만4000개의 크리스털 줄과 펜던트로 장식했다. 무게가 2t, 지름이 6.5m나 된다. 제2차 세계대전 때인 1941년 나치의 폭격에 부서졌던 볼쇼이극장 정면에 있는 아폴로 신의 4두마차 상과 뮤즈의 여신상도 복원했다.
볼쇼이극장 전경. 동아일보DB
볼쇼이극장이 원형복원 원칙에서 양보한 것은 단 한 가지. 1980년대 병을 앓고 있던 콘스탄틴 체르넨코 서기장을 위해 설치한 로열박스석 엘리베이터다. 그러나 박스석 전면에 새겨져 있던 소비에트를 상징하는 ‘망치와 낫’ 문양은 러시아 차르 시대 로마노프 왕조의 상징물인 머리가 두 개 달린 독수리 문양으로 대체했다.
볼쇼이극장은 10월 28일 갈라 콘서트, 11월 2일 오페라 ‘루슬란과 류드밀라’ 등을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재개관 페스티벌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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