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홍 사회부 기자
당시 한 본부장 등 시민단체 인사들은 홍 대장 동상을 독도에 설치해 애국심을 고취시키고 독도가 우리 땅임을 다시 한번 천명하자는 취지에서 동상을 만들었다. 이 행사에는 국회의원 25명도 동참했다.
하지만 6년여가 지난 지금 홍 대장 동상은 갈 곳을 찾지 못한 채 이처럼 길 한구석에 방치돼 있다. 7월에는 종로구청이 불법설치물이란 딱지를 붙이기도 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독도에 역사적 의미가 있는 시설물을 세우게 해달라고 하는 민원이 수도 없이 많다”며 “독도를 지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허가해주다 보면 독도 천혜의 자연 경관을 심하게 훼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누구는 허가해주고 누구는 허가 안 해줬다는 형평성 문제가 생길 우려도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문화재청의 고충은 나름 일리가 있다. 하지만 일본이 여전히 독도가 자국 땅이라고 강변하고 최근에는 일본 국회의원들이 독도 방문을 위해 방한을 시도하는 등 일본의 만행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거리에 방치된 홍 대장 동상은 ‘독도가 정말 우리 땅이 맞나’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홍 대장은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고 지원도 없었을 수십년 전에 ‘우리 땅’의 소중함을 사재를 털어 몸으로 지킨 사람이다.
현실적 어려움이 있겠지만 그런 사람의 동상이 길거리에 ‘불법설치물’이란 딱지를 붙이고 서있는 것을 일본인들이 본다면 과연 어떤 생각을 할까.
김재홍 사회부 no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