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총선 물갈이 신호탄 될까
“박수 받을 때 떠난다”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31일 홀가분한 표정으로 웃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 한나라당 소속의 김형오 전 국회의장(64·5선·부산 영도)은 31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자신의 결정이 ‘인위적인 물갈이’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불출마 선언을 하기 직전 임태희 대통령실장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알렸을 뿐 사전에 청와대나 당 지도부와 어떤 상의를 한 적도 없다는 것이다.
특히 4선 이상의 다선 의원이 김 전 의장을 포함해 9명이나 되는 영남권에선 벌써부터 2, 3명의 중진이 김 전 의장의 뒤를 따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전 의장은 “정치를 완전히 떠날 수야 있겠느냐”면서도 “(지역구 대신) 비례대표를 받거나, 당 대표 등 당직을 맡거나, 총리 등 공직을 맡는 것은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내년 총선이나 대통령선거 때 백의종군하면서 도울 것이 있으면 돕겠다”고 말했다.
갑자기 불출마 선언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국회의장을 지냈다고 무조건 물러나라는 데는 반대지만, 물러날 때가 된 거 같다. 박수 받으며 물러나고 싶다”고 설명했다.
최근 지역구의 큰 현안이 마무리됐고 18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시작되기 전에 거취를 분명히 하겠다는 것이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