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보성군 벌교읍 이유한 씨 토종벌 대피 번식공간에서 이뤄진 현대식 개량벌통 교체작업. 밑에 있는 벌통이 현대식 개량벌통이며 그 위에 있는 것이 정사각형 모양의 재래식 벌통이다. 농촌진흥청 제공
전남 구례한봉협회는 전남 보성군 벌교읍 이유한 씨(54)의 토종벌 대피 증식 공간(육종장)에 여왕벌을 격리할 수 있는 현대식 개량 벌통을 처음 설치했다고 29일 밝혔다. 농촌진흥청은 24일 이 씨의 토종벌 단지에 낭충봉화부패병을 이길 수 있는 현대식 개량벌통을 처음으로 배치했다. 현재 이 씨는 농촌진흥청 연구사들에게 설치 기술을 배워 재래식 벌통 6개를 현대식 개량벌통으로 교체하고 있다.
이 씨의 토종벌 사육장은 구례한봉협회와 전남 구례군 등이 올 3월부터 운영하는 토종벌 대피 번식공간 4곳 중 한 곳. 구례한봉협회 등은 토종벌 괴질로 불리는 낭충봉화부패병이 확산돼 멸종위기설까지 나오자 전남 고흥, 보성지역 등에 대피 번식공간을 만들어 6월 토종벌 증식에 성공했다.
농촌진흥청은 재래식 토종벌 벌통 대신 벌집을 자유롭게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는 현대식 개량벌통을 설치하면 낭충봉화부패병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식 개량벌통은 환기가 잘되고 햇빛을 충분하게 쐴 수 있어 질병 예방효과가 탁월하다는 것. 특히 여왕벌을 일정 기간 격리함으로써 산란을 중단시켜 애벌레나 번데기에만 피해를 주는 낭충봉화부패병 예방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최용수 농촌진흥청 잠사양봉소재과 연구사는 “현재 낭충봉화부패병이 확산되고 있는데 한봉농가에세 현대식 개량 벌통을 쓰고 철저한 관리를 해주는 것이 유일한 예방책”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