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캠프 함께하죠… 입시설명회 들어야죠…
여름방학, 자녀는 방학이지만 엄마는 더 바쁘다. 하반기 입시를 대비해 설명회에 참석하고 자녀의 남다른 체험활동을 기획하기 위해 바쁜 하루를 보내는 학부모가 많다. 동아일보DB
자녀는 방학이지만, 엄마는 더 바쁘다. 방학이라 자녀 하루 세 끼 챙겨주고 학원시간 맞춰 챙겨 보내느라 바쁘다는 푸념은 옛말이다. 하반기 입시와 2학기 대비, 자녀의 체험활동 기획과 엄마와 자녀의 네트워크 관리를 위해 전략적으로 활동하기 때문이다.
이번 여름방학, 초중고생 자녀보다 더 분주한 나날을 보내는 엄마들을 만났다.
멤버는 사립초교에 다니는 4학년 아들과 같은 반 친구 4명, 그리고 그들의 부모였다. 친구 모두 김 씨의 아들처럼 외동아이여서인지 친구들과 함께하는 캠핑에 대한 학부모의 반응은 뜨거웠다. 숲에서 뛰면서 축구하고 저수지의 물고기를 관찰하면서 아이들은 체험과 휴식 시간을 가졌다. 김 씨는 “바쁘다는 핑계로 평소 아이를 꼼꼼히 관찰하지 못했는데 아들이 친구 사이에선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었던 것도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엄마 네트워크 관리는 ‘보너스’다. 직장맘이라 학기 중 학부모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석하지 못했던 김 씨. 그간 소원했던 관계는 캠핑을 통해 자연스럽게 회복됐다. 그는 “요즘은 자녀의 봉사나 체험활동 하나도 부모가 직접 기획해서 함께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다른 학부모와 함께 체험활동을 하면 네트워크 형성도 되기 때문에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 방학 중 팀 수업…자녀의 2학기가 달라진다!
중1 아들을 둔 주부 정모 씨(41·서울 송파구)는 방학이 시작되자마자 신중하게 팀 수업을 구성했다. 아들의 중학교 첫 중간, 기말 지필고사 석차는 전교 1등. 하지만 꼼꼼하지 못한 성격 탓에 수행평가에서 감점돼 수행과 지필을 합산한 1학기 총점은 전교 5등 밖으로 밀려났다.
문제는 2학기. 아들의 학교에선 집중이수제를 실시하므로 2학기 땐 1학기에 배우지 않은 미술, 음악을 배우게 된다. 수행평가 비중이 높은 과목인 만큼 철저히 대비하지 않으면 점수가 좋지 않을 것을 걱정한 정 씨는 비슷한 고민을 하는 학부모 4명과 함께 방학 중 8회에 걸쳐 진행되는 미술 수행평가 대비 팀 수업을 방학 직후 시작했다. 정 씨는 “엄마가 방학 때 준비를 시키지 않으면 2학기에 안 좋은 결과가 반복될 것”이라면서 “자녀의 2학기는 엄마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1학기 때 영어, 수학에 집중했던 자녀의 학습스케줄을 토론, 프레젠테이션 위주로 재편하고 2학기에 진행할 팀 수업을 구상하는 학부모도 있다. 이과 성향의 자녀가 말하기와 영어토론에 취약하다고 판단되면 개학 후 시작하는 10개월 과정 토론 팀 수업을 구성하는 식이다.
◆ 학원 설명회…입시정보 수집+정보교류의 장(場)
모든 설명회에 일일이 참석하기 바쁜 엄마에게 전략은 필수. 설명회 문자를 받으면 정보력이 있는 다른 학부모에게 설명회와 강사의 수준을 물어서 하루 3, 4건의 일정을 짠다. 오전에 진행되는 첫 번째 설명회를 들은 뒤 참석했던 학부모는 삼삼오오 모인다. 점심을 먹으면서 설명회에 대한 평가와 설명회를 진행한 강사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다.
박 씨는 “설명회에서 강사가 강조한 스펙을 보완해야겠다고 생각되면 식사자리에서 바로 마음이 맞는 엄마들과 팀 수업을 의논하거나 2학기 학원 스케줄을 결정한다”면서 “이런 시간을 통해 방학 중에도 엄마들 얼굴을 보고 정보를 교류한다”고 말했다.
◆ 엄마가 직접 배운다
방학 중 자신이 직접 공부하느라 바쁜 엄마도 있다. 엄마가 알아야 자녀를 제대로 지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최근 자기주도 학습이 중요해지면서 자기주도 학습지도 과정이나 학습코칭 과정의 학부모 수강생이 크게 늘었다. 독서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독서지도법과 창의적인 독서 포트폴리오에 관한 강의를 듣는 엄마도 많다.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을 둔 주부 유모 씨(40·서울 중랑구)는 이번 방학 동안 ‘독서지도사 과정’을 수강했다. 자녀의 독서습관, 독후활동을 체계적으로 지도하기 위해서다. 유 씨는 “독서감상문, 현장체험 보고서 하나도 남과 다르게 쓰도록 지도하는 법을 배워 아이의 이번 여름방학 과제부터 활용했다”면서 “방학 동안 매주 2회 2시간씩 강의를 듣느라 힘들지만 아이가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C2면에선 자녀의 스마트한 여름방학을 위해 ‘빛나는 조연’을 자처한 학부모 3인의 교육 노하우를 소개합니다.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