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성 좋은 몬도 트랙 내디딜 때 튕겨 나가 몸이 뒤뚱
‘100m를 달렸나?’ 본보 양종구 기자(왼쪽)가 6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 육상 단거리대표팀과의 20m 시범 레이스 때 선수들을 따라 힘겹게 질주하고 있다. 대표팀과의 20m 레이스에서 약 3m 차이가 났다.양 기자는 100m 타임레이스에서 13초11을 기록했다. 김국영(안양시청)의 한국기록(10초23)과 비교하면 함께 달릴 경우 약 20m 뒤처지는 기록이다. 오른쪽이 대표팀의 여호수아. 대구=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차려∼.” “탕!”
학창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며 힘차게 질주했지만 장딴지 경련만 남았다.
오후 4시 40분 대표팀 선수들의 워밍업이 시작됐다. 7시 정식 리허설이기 때문에 2시간 20분 전부터 몸을 푸는 것이다. 5시 40분에 대표선수들이 20m 질주를 함께해 줄 수 있다고 해 기자는 그에 맞춰 5시 20분쯤부터 몸을 풀었다. 워밍업하다 진이 빠질 것 같아서였다. 조깅 10분에 스트레칭 10분. 선수들은 조깅 20분에 스트레칭 30분을 했고 개인 최대속도의 80∼90%로 80∼100m를 질주하는 훈련을 대여섯 차례 했다. 기자는 이렇게 30m를 세 차례 질주했다. 그런데 벌써 다리에 힘이 빠졌다.
‘탕’ 소리와 함께 힘차게 달렸다. 스타트 및 20m 질주. 10초32의 임희남과 10초33의 여호수아, 10초62의 김진국, 10초71의 조규원이 함께 달렸다. 역시 대표선수들은 빨랐다. 이 짧은 거리에도 약 3m나 차이가 났다. 대표선수들은 20m를 2초60에 질주한다. 기자는 3초를 넘겼다. 대표선수들이 본격적인 계주 리허설 준비에 들어간 사이 혼자서 100m 타임레이스를 해봤다.
“제자리에” “차려∼” “탕!” 100m 경주를 실제로 하듯 똑같이 레이스에 들어갔다. 너무 긴장한 탓일까. 스타트를 하고 30m를 지나자 오른쪽 장딴지에 미세한 경련이 왔다. 하지만 이번 레이스를 포기하면 경련 탓에 다시 도전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이를 악물고 달렸다. 70m를 지나자 머리가 뒤로 넘어갔고 다리는 8자가 됐다. 간신히 결승선을 통과했다. 힘이 쫙 빠졌고 다리는 후들거렸다. 평소 축구와 마라톤을 즐겨하는데도 단 한 번의 100m 전력질주에 이렇게 진이 빠지다니….
“13초11.” 오세진 대표팀 수석코치가 소리쳤다. 수동 계측. 자동 계측이면 13초30정도인 셈. 고등학교 시절 11초2나 3을 뛰었으니 24년 사이 약 2초가 느려졌다. 김국영의 한국기록 10초23과 비교하면 함께 달릴 경우 20m 정도 뒤처지는 셈이다.
육상에서 100m는 제대로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근육 손상이 온다. 기자 장딴지에 미세 경련이 온 이유다. 일반인이 평소 운동을 하지 않다 운동회에서 질주할 때 허벅지나 장딴지 근육이 파열되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만큼 민감하다.
100m는 고대 올림픽 ‘스타디온’(약 192.27m)에서 시작됐다. 100m의 약 두 배 거리를 U자로 달리는 경주. 이를 거의 절반으로 잘라 직선 경주로 만든 게 100m다. 1896년 제1회 아테네 올림픽 때 처음 선보였다. 지구상 가장 빠른 사람들의 경주라 시작부터 인기 만점이었고 지금도 ‘육상의 꽃’으로 불린다.
100m를 포함해 단거리는 폭발적인 힘을 내기 위해 크라우칭(손과 발을 땅에 대고 웅크린 자세) 스타트를 사용한다. 1888년 미국 예일대의 C 셰릴이 처음 개발한 뒤 제1회 올림픽에서 미국의 토머스 버크가 처음 크라우칭 스타트로 출발해 우승하면서 급속도로 퍼져 나갔다. 스타트할 때 발바닥을 지탱해주는 스타팅블록은 1948년 런던 올림픽 때 첫선을 보였다. 크라우칭 스타트와 스타팅블록을 쓰는 종목은 단거리(허들 제외)다. 단거리는 100m와 200m, 400m, 400m 계주, 1600m 계주까지다.
세계기록(9초58) 보유자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참가하는 남자 100m 예선은 27일, 준결선·결선은 28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