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경 한국보건산업진흥원 R&D진흥본부장
선경 한국보건산업진흥원 R&D진흥본부장은 한국의 의료수준을 높이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 연구중심병원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선경 한국보건산업진흥원 R&D진흥본부장(54)은 지난해 8월 본부장에 임명됐다. 고려대 의대 흉부외과 교수인 그는 정부와 병원의 가교 역할을 하며 연구중심병원 사업을 이끌고 있다. 그는 “연구중심병원은 국가, 병원, 환자 모두에게 이득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성공을 확신했다.
―연구중심병원은 기존 병원과 어떻게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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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내년부터 연구중심병원 사업이 본격화하지만 꼭 필요한가라는 시각도 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과 비교했을 때 인구 대비 병상 수가 가장 많다. 하지만 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2015∼2040년 환자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진료 수입에만 의존하는 병원은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야 한다. 연구중심병원이 개발한 신의료기술의 로열티, 첨단의료기기가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이다.”
―연구중심병원이 성공할 여건은 갖췄는가.
“한국에서 가장 똑똑한 이공계 학생 3000여 명이 매년 의대에 들어온다. 이들 중 95%가 개업을 하는데, 국가적인 낭비다. 한국 의사가 개발하고 발전시킨 치료기술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다. 더 많이 지원한다면 지금보다 뛰어난 업적을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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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의학 연구자와 현장 의사 사이에 소통이 제대로 안 됐다. 기초의학 연구자는 환자가 원하는 것을 파악하지 않은 채 연구했다. 병원 내에 연구실을 세우고 의사와 연구자가 함께 머리를 맞대는 게 연구중심병원의 모습이다.”
―병원과 의사들이 쉽게 뛰어들지 못할 것 같다.
“지금처럼 수익의 99%를 환자 진료를 통해 얻는 구조에서는 병원이 연구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 그러니까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 병원도 연구를 통해 나온 신기술과 신의료기기가 큰 이익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환자에게는 어떤 이득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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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빅5’ 병원이 독식할 거란 우려도 있다.
“현재로선 10∼12개 병원을 선정해 9년간 지원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 지원은 병원 단위가 아닌 연구 프로젝트별로 이뤄진다. 약물 중독 분야에서 국내 최고인 부곡병원처럼 작은 병원이어도 강점 분야를 내세우면 선정될 수 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