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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지-사막에 사는 식물엔 특별한 유전자가 있다

입력 | 2011-08-08 03:00:00

윤대진 경상대 교수팀 발견… 기후변화 대응 식량작물 개발 길 열어




글리코파이트 식물(왼쪽)과 할로파이트 식물을 영하 12도에서 24시간 두었다. 환경스트레스에 강한 할로파이트 식물은 추위 속에서도 살아남았지만 글리코파이트 식물은 냉해로 시들었다. 교육과학기술부 제공

국내 연구진이 극지, 사막, 소금호수 등 악조건에서도 식물의 생존을 가능하게 해주는 유전자를 발견했다. 극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식량 작물과 급격한 기후변화에 적응 가능한 품종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대진 경상대 생화학과 교수(사진) 연구팀은 ‘할로파이트종’에 속하며 소금호수에서 자라는 식물인 ‘텔룬지엘라파르불라’의 유전체 분석을 통해 극한 환경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있는 유전자를 알아냈다고 7일 밝혔다.

할로파이트종이란 냉해(극 지역), 건조(사막), 염해(소금호수) 등 열악한 환경에 잘 견디는 식물체를 일컫는다. 환경 스트레스에 약한 식물종은 ‘글리코파이트종’이라고 부르며 현재 인류가 이용하고 있는 벼, 밀, 보리, 채소 등 대부분의 농작물이 여기에 속한다.

연구팀은 텔룬지엘라파르불라에 환경 스트레스 저항성 유전자인 ‘MYB47’ ‘HKT1’ ‘CBL10’ 등이 다량으로 복제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글리코파이트종에서는 찾을 수 없는 유전자들이다. 연구팀은 “극한 지역의 식물종이 진화 과정에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필요한 유전자를 선택적으로 복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할로파이트종 식물이 갖고 있는 유전정보를 식물 생명공학적 기법을 통해 글리코파이트종에 보충하면 극한 환경이나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식물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세계수준연구중심대학(WCU)’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한스 보너트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교수, 레이 브레산 미국 퍼듀대 교수 등도 연구진으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다음 달 발행되는 생명공학 분야 과학학술지인 ‘네이처 유전학’에 실릴 예정이며 8일자 ‘네이처 유전학 온라인 속보’에 소개됐다.

김규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youtae@donga.com